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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적대응 대신 터키 제재…IS 부활 우려에 유럽 전전긍긍(종합)

최종수정 2019.10.15 12:12 기사입력 2019.10.1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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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적대응 대신 터키 제재…IS 부활 우려에 유럽 전전긍긍(종합)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 대신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터키의 시리아 공격을 묵인해 쿠르드 동맹을 배신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진 가운데, 인명피해도 커지는 등 사태가 확전될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 제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브리핑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는 터키 정부의 전·현직 당국자를 비롯, 시리아 북동부 불안을 키우는 활동에 일조한 모든 인사에 대한 제재를 승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재 권한은 국무부와 재무부가 갖는다. 펜스 부통령은 "터키는 시리아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하라"고 촉구했다.


행정명령이 발동되자마자 재무부는 제재 대상에 터키 국방부와 에너지부,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과 술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을 올렸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산 수입철강에 대한 관세도 50%로 환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는 터키산 철강에 부과하던 관세를 25%로 내렸지만, 5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터키에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요구하며 철강관세를 부과했다. 미 상무부 주도로 터키와 진행하던 1000억달러(약 118조원) 규모의 무역협상도 즉각 중단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지도자들이 위험하고 파멸적인 길을 계속 걷는다면, 터키경제를 신속하게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논란이 된 시리아 북동부 지역 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병력이 역내에 남아 상황을 주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쿠르드 보호를 위해 시리아를 지원하는 자가 러시아든 중국이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든 괜찮다"며 "우리는 7000마일이나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적 대응에선 미국이 빠지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하며 빈정거린 셈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카드에 대해 '정치적 쇼'라고 해석했다. 최근 미 하원 등에서 터키 제재법안을 발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백악관은 행정명령으로 선수를 쳤다는 것이다. 제재 강도가 너무 약하다는 비난도 나온다. 앞서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발의한 법안은 터키 당국자와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다. 마이클 맥컬 하원 외교위 간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는 터키를 충분히 처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대서양의회의 브라이언 오툴 선임연구원은 "취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백악관이 진정으로 터키 제재를 원했다면 이미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잇따라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중단하고 있다. 시리아 북부가 혼란에 빠져들면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재기할 경우, 유럽이 최대 피해자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한 유럽 28개국 외무장관들은 터키의 군사 공격을 규탄하고, 각국이 강력한 입장을 취하는 데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영국도 터키에 대한 무기수출을 재검토한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터키와의 유로2020 예선전을 보이콧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를 갖고, "시리아 혼란이 고조되면서 IS 위협이 증가했다"고 언급하며 IS의 부활을 꼭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시리아 병력 철수 여부를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미군이 철수하면 프랑스군도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는 "IS가 그 땅에서 숨통을 틔울 공간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며 "EU에 직접적인 안보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 사태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군과 IS에 맞서 싸운 동맹국들"이라며 유럽이 IS의 공격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쿠르드족의 지원 요청에 시리아는 이날 정부군을 터키 국경지역에 배치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이날 정부군이 시리아 북부 요충지인 만비즈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터키군도 만비즈로 향하고 있어 양측의 충돌 시 시리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미국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해 "45년 전 사이공 몰락 당시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이날 터키 리라화 가치는 0.8% 떨어졌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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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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