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미·중 무역협상 전망 '흐림'에 하락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미ㆍ중 무역협상 전망 악화로 인해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13.98포인트(1.19%) 하락한 2만6164.04에 장을 마무리했다. S&P500지수도 45.73포인트(1.55%) 떨어진 2893.06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32.52포인트(1.67%) 내려간 17823.78로 거래를 끝냈다.

이날 뉴욕증시를 좌우한 것은 또다시 미ㆍ중 무역협상 이슈였다. 10~11일 양국이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또 다시 추가 제재ㆍ보복 위협이 오갔다. 전날 미 상무부는 신장위구르지구 이슬람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 28개 기업ㆍ기관을 미국 기업과의 거래 제한 대상(블랙리스트)에 추가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보복 조치 여부에 대해 "지켜 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미 국무부가 이슬람 탄압과 관련한 중국 당국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영향을 끼쳤다.

또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타이틀을 달지 않는 등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단이 당초 계획보다 이른 11일 귀국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여기에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당국이 정부 연기금의 중국 투자 차단 등의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다시 내놨다. 최근 중국이 지식재산권 문제 등 구조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협상을 꺼리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라 나왔다. 미 정부는 중국산 제품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오는 15일부터 25%에서 30%로 올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조만간 대차대조표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주식시장에 약간의 긍정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자금 시장에서 발생한 초단기 자금 금리 급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미 국채를 사들여 시중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는 양적 완화(QE)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파월 의장은 미 국채 보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대차대조표의 확대를 10월 FOMC에서 검토하겠다면서 '유기적 확대(organic growth)'라고 명시해 새로운 부양책이 아니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유기적 확대란 대차대조표가 부채 규모와 경제 확장의 속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3%(계절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에 대폭 못 미쳤다. 9월 PPI는 전년 대비로는 1.4% 상승했다. 약 3년 만의 최저 상승률이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9월에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0.2% 상승에 크게 못 미쳤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 트레이드 서비스를 제외한 생산자물가는 9월에 전월 대비 변화 없음(0.0%)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1.7% 올랐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9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3.1에서 101.8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두달 연속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12달러(0.2%) 하락한 52.36달러에 마감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4시35분 현재 0.33달러(0.57%) 하락한 배럴당 58.02달러에 거래됐다.

국제금값은 소폭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3%(4.60달러) 상승한 15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