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막걸리·연고·파스 품귀 현상
고연령층 선호 품목 고르게 잘 팔려
서초동선 LED 촛불용 건전지 불티나
양쪽 모두에서 주류 매출 크게 늘어

5일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 검찰 개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5일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 검찰 개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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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 "편의점 장사한 지 2년 됐는데 막걸리가 동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분간 집회를 계속한다고 하니 매출 뛴 품목 위주로 발주량을 늘려야겠어요."(서울 광화문역 A편의점 사장 김 모씨)

"수많은 인파가 몰린 지난 주말에 서초동 인근 편의점마다 '난리통'이었어요. 아무래도 집회가 있는 날에는 비상 근무체제로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 서초동 서울경찰청 인근 B편의점 사장 최 모씨)


'검찰개혁'을 앞세운 서초동 집회와 '조국 사퇴'를 구호로 내건 광화문 집회가 연이어 대규모로 열리면서 편의점들이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집회 참여 시민들이 편의점을 찾아 물과 먹을거리, 신문 등 집회 준비물을 사가면서 창고 내 쌓아둔 재고까지 모두 팔린 것. 두 갈래로 나뉜 구호만큼이나 서초동과 광화문 일대 편의점의 매출 상위 품목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초동의 경우 발광다이오드(LED) 양초에 넣을 건전지가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지만 광화문은 막걸리, 연고ㆍ파스 등이 일찌감치 품귀현상을 빚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집회가 열린 지난 3일 광화문 광장 부근 CU 편의점 5곳의 전통주 품목 매출은 전주 대비 1137.9% 폭증했다. 전통주 품목에는 청주와 약주 등이 포함되지만 대부분 막걸리 제품이다. GS25 역시 집회 현장과 가까운 광화문 일대 4개 점포에서 막걸리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덕수점의 경우 생막걸리 매출이 전주보다 675%나 늘었다. 주변에 있는 세븐일레븐 점포 4곳에서도 막걸리 매출이 407.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과 서초동 모두 집회 당일 많은 인파가 몰린 덕분에 모든 종의 주류 매출이 늘었지만, 광화문은 특히 막걸리 매출 증가가 도드라졌다. 광화문 집회 참여 시민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층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내놓은 보건복지부의 음주 가이드라인 개발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고연령일수록 막걸리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연령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품목들도 매출이 고르게 뛰었다. GS25의 경우 광화문 4개 점포에서 일반두유(600%)와 청주(399.3%), 식혜ㆍ수정과(150%) 등이 전주 대비 큰 폭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평소 잘 팔리지 않는 신문ㆍ잡지류 매출이 725%(CU)나 뛰었고 연고ㆍ파스 매출은 294.3%(GS25) 증가했다.

3일 서울도서관에서 바라본 광화문 일대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각종 보수단체 집회로 인파가 몰려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3일 서울도서관에서 바라본 광화문 일대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각종 보수단체 집회로 인파가 몰려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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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광화문과 서초동 인근 점포만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잘 팔리는 품목을 보면 집회 참여 연령층도 나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 서초동 집회 시작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몰렸던 지난달 31일 7차 집회에서 인근 GS25 점포 6곳은 전주 대비 품목별 매출이 약 300~700% 급증했다. 특히 서초역 인근 점포 2곳에서는 전주 대비 건전지류 매출이 3327% 폭증했다. LED 양초를 켜기 위한 구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온 음료와 종량제봉투도 각각 4421%, 2817%% 대폭 신장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주말에도 이어졌다. 서초동 인근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건전지 매출은 2주 전 대비 2267%, 954% 각각 늘었다. 초콜릿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GS25의 경우 1906%, CU 905.5% 뛰었다. 늦은 시간까지 집회가 진행되자 열량이 높은 초콜릿을 찾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성숙한 집회 문화를 상징하는 종량제 봉투 매출도 GS25에서 462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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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집회 지역에 따라 편의점 품목별 매출 변화 양상은 달랐지만, 주류 매출은 모두 많이 늘어났다. 광화문 부근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소주 매출은 1800.1%나 늘었고 맥주 역시 CU(628.6%)와 세븐일레븐(681.7%)에서 많이 팔렸다. 서초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주 매출이 CU(1054%), 세븐일레븐(439.4%)에서 모두 증가했고 맥주 역시 GS25(765%)와 세븐일레븐(252.6%)에서도 신장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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