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없어서 못 팔았다'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인근 편의점 대박 행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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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 지난 주말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여 규모를 두고 5만에서 최대 100만까지 각기 다른 추산치를 내놓는 가운데 집회 장소 인근 편의점은 집회 특수를 누렸다. 과거 탄핵정국 또는 국가대항전 거리응원 시 인근 편의점에 수요가 급격히 몰리던 모습이 재현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집회 장소 인근 GS25 점포 6곳은 전주 대비 품목별 매출이 약 300~700% 급증했다.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 제품과 생수ㆍ맥주ㆍ커피 등 음료류와 담배가 많이 팔렸다. 특히 서초역 인근 점포 2곳에서는 품목에 따라 전주보다 매출이 30배 이상 폭증했다.

해당 점포에서 전주 대비 건전지류 3327% 종량제봉투 2817% 이온 음료 4421% 차 음료 2042% 커피음료 1960% 초콜릿 1807% 과일ㆍ견과류 1650% 등 급격한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집회 특성상 실외에서 장시간 단체행동을 해야 해서 음료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건전지류의 경우 LED 양초를 켜기 위한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편의점 업체들도 상황도 비슷하다. 서초동 내 CU 점포 10곳에서는 전주 대비 아이스크림 366% 맥주 346% 얼음 265% 생수 262% 탄산음료 245% 육가공류 103% 등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더운 날씨 속 야외 집회로 인해 생수, 탄산음료, 커피 등 마실 거리와 핫바 등 간편한 먹을거리 수요가 높았다.

세븐일레븐 점포 4곳에서도 스포츠음료 404% 탄산음료 321% 생수 285% 아이스크림 112% 등 전주 대비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서초ㆍ교대역 부근 미니스톱 점포들은 아이스크림 109% 물티슈 317% 이온 음료 41% 등 전부보다 매출이 늘었다.

이번 검찰개혁 촛불집회 인원에 대해서는 최대 5만명부터 150만명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수백 명 수준에서 시작한 집회가 수만 명 수준으로 확대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서초동에서 계속해서 열릴 것으로 보여 각 편의점 점주들도 이에 대비해 발주 물량 등을 조절할 계획이다. 집회 참석 인원이 유지되거나 더 늘어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할 예정이다.

집회를 주최한 개싸움 국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집회 시작 1시간 전에 참가자는 이미 15만명을 넘어섰으며, 집회 시작 시점에는 약 50만명이었다. 주최 측은 최종적으로 15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집회에 참가한 인원을 추산한 것으로 알려진 원병묵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몇 가지 가정과 숫자를 고려하면 100만명이 가능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일하게 집회 현장을 드론으로 담은 MBC의 박성제 보도국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00만명이 운집한 집회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집회가 열린 지역구 출신인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서리풀 축제 참가자들이 함께 추산한 것이라며 페르미 기법을 이용하면 참가인원은 5만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바로 옆에서 열린 서리풀 축제 인파에 따른 편의점 매출 변화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등 앞서 서리풀 축제가 진행된 데이터를 보면 편의점 매출 변화가 이번처럼 극적이지 않았다"며 "집회에 많은 이가 몰리면서 편의점 이용 수요가 급증한 것이 맞는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