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業스토리]1774년 설립 245년 전통의 독일 브랜드 '버켄스탁'
'인체공학 깔창' 개발해 기능성 강조하며 한 해 2500만개 판매
전문경영인 체제 돌입하며 판매량 2.5배·매출 3배 늘어

[출처-Birken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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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여름 신발의 대표주자 독일의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Birkenstock)'은 전 세계인들의 '국민 아이템'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한 번도 안 신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신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편한 데일리 신발'로 평가받으며 십수 년 동안 유행이나 나이대에 상관없이 인기 있는 신발이다.


국내에 알려진 지 10년여밖에 되지 않은 이 브랜드는 사실 245년 역사와 장인 정신을 가진 브랜드다. 1774년 요한 아담 버켄스탁(Johann Adam Birkenstock)이 독일의 작은 마을 교회에서 신발공으로 일하던 게 버켄스탁의 시작이다. 버켄스탁이 교회 밖으로 나와 브랜드화된 건 1896년부터다. 창립자의 증손자였던 콘라드 버켄스탁(Konrad Birkenstock)이 독일에 목욕탕 관광을 오는 유럽인들과 부유한 미국인들을 겨냥해 '목욕탕용 샌들'을 만들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신발 공장을 설립했다.

콘라드 버켄스탁이 개발한 풋베드 [출처- Birkenstock]

콘라드 버켄스탁이 개발한 풋베드 [출처- Birken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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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켄스탁 특유의 깔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890년대 후반 당시 콘라드는 15년 동안 신발 장인들과 교류하며 '이상적인 신발'에 대해 고민했고, 버켄스탁 특유의 '풋베드(깔창)'를 개발했다. 코르크 소재로 푹신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발을 감싸주는데, 가볍기까지 했다. 사람의 발모양을 따라 곡선을 이루는 바닥은 발에 실리는 압력을 발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켜 부담을 덜어준다.

이 깔창을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으로 유명세를 떨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콘라드의 깔창은 빛을 발했다. 인체에 최적화된 깔창을 만들어오던 그가 부상당한 병사들을 위해 신발을 제작한 것이다. 버켄스탁의 인체공학적 깔창은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도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다만 기능성 신발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부분 건강용품 가게에서 판매됐다.


콘라드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그의 아들인 칼 버켄스탁이 경영에 뛰어들면서 버켄스탁 신발에 디자인적 요소가 가미됐다. 현재까지 버켄스탁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애리조나', '마드리드' 등이 칼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러다 1967년 독일에서 휴가를 보내던 미국의 사업가 마고 프레이저의 눈에 띄었다. 마고 프레이저가 휴가 중 발을 다쳐 버켄스탁 샌들을 접했는데, 곧바로 버켄스탁의 편의성에 매료된 것이다.

마고 프레이저는 곧바로 칼 버켄스탁을 찾아가 미국 진출을 설득했고 설립 193년 만에 유럽을 제외한 국가에 처음 진출했다. 미국에 진출하자마자 오랜 시간 동안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의료업 종사자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편안함'을 무기로 미국 전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마커스 벤스버그 & 올리버 라이헤르트 [출처- Birkenstock]

마커스 벤스버그 & 올리버 라이헤르트 [출처- Birken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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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경영 이후 두 CEO -마커스 벤스버그 & 올리버 라이헤르트

이렇게 북미와 남미, 아시아 시장에까지 진출한 버켄스탁은 200년 이상 버켄스탁 가문에 의해 운영됐다. 하지만 경영권 문제를 두고 버켄스탁 가문이 서로 다툼을 벌이면서 2013년부터는 소유권은 가문이 소유하되 전문 경영인 체제로 돌입했다. 이때 영입된 게 마커스 벤스버그와 올리버 라이헤르트다. 벤스버그는 버켄스탁 출신이었으며, 라이헤르트는 30년 넘게 버켄스탁을 애용한 방송국 출신이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돌입은 버켄스탁의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이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뒤 버켄스탁의 전성기가 시작된 것이다. 버켄스탁이 명품 브랜드 셀린느(Celine)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샌들을 출시하면서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올랐고, 이때 버켄스탁은 물량을 소화할 수 없을 만큼 주문이 쇄도했다. 이때 마케팅과 홍보팀 체계를 갖췄고, 직원도 2000명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버켄스탁은 안정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2년 판매량은 1000만 켤레 수준이었지만, 2017년 2500만 켤레의 신발을 판매했다.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매출은 세 배가 늘었다. 모두 벤스버그와 라이헤르트의 업적이다.

버켄스탁 에바 [출처-Birkenstock]

버켄스탁 에바 [출처-Birken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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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켄스탁만의 철학 - 기본에 충실하자

24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CEO를 지내면서도 버켄스탁이 추구하는 가치는 변함이 없었다. '발이 가진 본연의 기능을 보호하면서 가장 편안한 신발을 만들자'는 경영신념은 245년 동안 한결같다. 셀린느, 릭 오웬스, 발렌티노 등과 협업을 한 신발을 출시하긴 했지만, 브랜드 철학과 일치하는 브랜드가 아니면 함께 작업하지 않는다.


실제로 전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먼저 협업을 요청을 할 정도로 패션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이나 '베트멍'의 협업 제안조차 거절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패션이 아닌 '기능성' 신발을 만든다는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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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영신념은 신제품 출시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얼마나 실용적인가'를 고려해 신제품을 내놓는다. 일례로 비교적 최근 출시된 '에바'시리즈가 그렇다. 코르크 소재로 만들어지는 탓에 물에 약하고 한번 물에 닿으면 금방 노후되는 기존 모델들의 단점을 보완해 방수 기능을 넣은 샌들 '에바' 시리즈를 내놨다. 기존 인기 모델들의 디자인에 소재와 색상만 변경해 내놓으면서 출시 직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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