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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상생, 함께 걷는 큰 한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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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상생, 함께 걷는 큰 한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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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미 대사관 외교관이던 그레고리 핸더슨은 '한국, 소용돌이의 정치'라는 책에서 우리나라를 모든 것이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비유했다. '서울이 곧 한국'이라고 할 만큼 권력ㆍ사람ㆍ돈이 모두 서울로 몰렸다. 참여정부 시기,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역회전을 걸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핸더슨 지적 후 반세기를 지나왔으나 그 소용돌이는 위세를 더해왔다.


서울은 이렇게 '될 놈'에게 몰아주는 불공평한 방식으로 지방의 인재와 자본을 빨아들여 발전했고 세계적 대도시로 성장했다. '로마가 가장 강할 때가 로마가 가장 약할 때'라는 말처럼 서울은 발전할수록 마주하게 되는 위기도 커졌다. 주택ㆍ교통ㆍ환경 등 문제뿐 아니라 높은 청년실업률도 근심을 더한다. 지방 역시 서울 발전의 그림자를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 문제까지 더해져 지방은 활력을 잃어가고 존망을 걱정할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서울과 지방의 위기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악순환하는, 또 하나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서울시의 '지역상생종합계획'은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수차례의 민관협력 세미나와 지역방문을 이어갔다. 오랜 세월 서울의 곳간은 채워지고 지방의 곳간은 비워진 채 방치돼 지방의 상실감은 예상했던 것보다 컸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서울이 먼저 지방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지난 5월 서울시는 전국 29개 기초자치단체와 '함께 살아갑니다. 함께 살아납니다'라는 서울ㆍ지방상생 비전을 선포했다. 불균형 성장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시가 팔을 걷어붙이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24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 취ㆍ창업지원, 귀농ㆍ귀촌 지원 등 36개의 중점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상생 협력의 모델로 목포의 예를 들어보자. 지난 7월 김종식 목포시장을 만나 목포특산물 유통지원, 목포해상케이블 등 관광협력, 근대역사문화공간을 비롯한 목포 도시재생사업 등 서울ㆍ목포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시ㆍ신안군 우호교류 협약이 체결됐고 첫 행사로 서울시청에서 '세계섬음식포럼'을 개최했다. 신안의 건강한 먹거리를 서울시민에게 소개하고, 섬 음식 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신안군의 노력에 서울시가 힘을 보탠 뜻깊은 행사였다.


이러한 서울ㆍ지역 간 사업들이 상생의 이정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사업의 쌍방성과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서울은 지방의 입장에서 지방을 바라보고 귀를 열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 역시 서울로부터 일방적인 도움을 받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그래야 서울의 곳간에서 더 많은 것이 계속해서 나오게 할 수 있다. 상생이 일방통행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수 이적과 개그맨 유재석이 함께 부른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이뤄진다는 노래이다. 자기충족적 예언은 지역상생에서도 꼭 필요하다. 서울시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잡고 시작한 상생사업들이 열매를 맺어 도시와 농어촌 모두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혼자 걷는 열 걸음보다 함께 걷는 한 걸음'이라는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음을 제대로 한 번 보여줬으면 싶다.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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