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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문턱 낮추면 뭐하나…기관들 먹튀에 개미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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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문턱 낮추면 뭐하나…기관들 먹튀에 개미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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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유현석 기자]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기업공개(IPO) 문턱을 계속 낮추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별다른 재미를 못 보고 있다. 공모주 투자 수익률은 높다고 하지만 높은 경쟁률 탓에 실익이 크지 않고, 상장 후 유통시장에서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기 일쑤다.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간의 정보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금융 당국은 중소ㆍ벤처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원활하게 자본을 조달할 방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공모주들이 외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초가 올려놓고 기관 매도 악순환=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국내 주식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상장사에 대한 상장 첫날 대규모 매도를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일 올리패스 상장 당일 기관은 69만주를 순매도해 205억원을 현금화했다. 올리패스는 공모가 2만원 대비 53% 오른 3만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2만4800원으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기관 평균 매도 가격은 2만9700원으로 공모주 투자 수익률은 48.5%에 달한다.

올리패스보다 이틀 먼저 상장한 라닉스에서도 기관은 첫날 대량 매도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공모가 6000원에 라닉스 주식을 취득한 기관은 주당 평균 7715원에 136만주를 팔았다.


상장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투자사 관계자는 "공모주를 받아 상장 당일 매도하는 것은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따르는 것"이라며 "공모주에 투자해 상장 첫날 팔았을 때 단기간 수익률이 가장 높다는 학습 효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가 대비 높은 시초가가 형성되면서 기관의 차익 실현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공모가가 제대로 산정됐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사들이 시초가를 의도적으로 올려놓고 대량 매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공모 절차와 공모 기업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 후 공모주 수익률이 낮아지는 현상은 상장 초기 고평가된 주식이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는 과정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 참여자가 공모주 가격이 적정 수준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하게 공유되지 않은 것"이라며 "공모가 산정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 다수가 중소 자산운용사이다 보니 기업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주관 증권사 측에서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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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IPO가 공모시장 살릴까= 금융 당국은 IPO시장 규제를 더 완화할 계획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이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신속한 제도 개선과 금융회사의 성숙한 투자 문화 정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벤처ㆍ중소기업이 성장 단계에 필요한 사업 자금을 더욱 쉽게 조달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자금 모집 절차 및 자금 조달 규모 등 사전적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올해 4분기에 공모 규모가 수천억 원대인 '대어'가 IPO시장을 두드리면서 공모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를 비롯해 한화시스템, 자이에스앤디 등 대기업 계열사가 잇달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IPO업계 관계자는 "롯데리츠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IPO시장에 다시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리츠 공모 규모는 4000억원 수준이며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부동산 투자사인 롯데리츠는 다음 달 2일까지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하고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방위산업체 한화시스템과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올해 말까지 국내 증시에 입성한다. 침대 매트리스와 가구 제조업체 지누스도 공모주 투자자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롯데리츠 대규모 공모 청약으로 IPO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공모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공모시장의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적인 규모를 시장 활성화의 잣대로 보지 말고 상장 후 적정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 현재보다 효율적이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자가 취득한 물량 가운데 일부에 대해 자발적 보호예수 조치를 취하면 다른 공모주를 인수하는 데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공모주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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