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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은폐시도" 내부고발 문건에 격해진 美탄핵정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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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9페이지 분량 내부고발자 고발장 공개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녹취 조직적 은폐 의혹
트럼프, 탄핵 막기위한 법적대응·고발자 색출 시사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탄핵조사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반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탄핵조사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반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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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것은 은폐다(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정치사의 최대 사기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탄핵 조사'를 촉발시킨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26일(현지시간) 기밀 해제 절차를 거쳐 공개되면서 미 탄핵정국도 한층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날 백악관이 공개한 녹취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패 혐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이번에는 백악관이 해당 통화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새롭게 제기됐다. 내부고발자의 의회 증언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추진을 막기 위한 법적대응과 함께 고발자 색출을 시사했다.

악시오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A4 9페이지 분량의 고발장에는 내부고발자가 공직 수행과정에서 복수의 당국자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외국을 개입시키기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탄핵 정국의 스모킹건으로 꼽혀온 내부고발자가 한때 백악관 근무 후 복귀한 중앙정보국(CIA) 소속 당국자라고 보도했다.


서신 형태로 8월 작성된 이 고발장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에 이뤄진 통화의 모든 기록, 발언 그대로 작성된 공식 녹취록을 감추려고 시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행정부 차원의 조직적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당국자들이 통화 녹취록을 컴퓨터 시스템에서 삭제, 국가안보회의(NSC) 관할인 별도의 기밀 시스템으로 옮기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발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가 아닌, 정치적 목적으로 해당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정황도 덧붙여졌다.


내부고발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위가 "심각한 권력남용이자 법 위반"이라며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캔들 진화를 위해 전날 백악관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이 내역의 전부가 아닌 일부였던 셈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핵심인물로 개입했고,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도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주장했다. 다만 고발장 가운데 2페이지 분량의 부록 등 일부 내용은 민감한 내용으로 판단돼 공개되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조지프 매과이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이 워싱턴DC에서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 "(내부고발자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은 독특하고 전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조지프 매과이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이 워싱턴DC에서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 "(내부고발자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은 독특하고 전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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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은 "(내부고발자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고발 내용은) 믿을 수 있고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힘을 실었다. 펠로시 의장 역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탄핵 조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은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4일 탄핵조사 개시를 선언한 민주당은 이번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자료 확보가 쉽지 않은 다른 의혹과 달리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통화 녹취록, 고발장 등 핵심자료가 이미 수집돼있다"며 "탄핵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미국의 압력을 받지 않았다고 언론을 향해 크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언급한 뒤 "완벽한 통화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탄핵조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피력했다.


이번 스캔들의 핵심 개입인물로 꼽힌 줄리아니 역시 더애틀란틱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사태가 끝나면 (내부고발자가 아닌) 내가 영웅이 될 것"이라며 자신을 '인생 대부분을 정부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헌신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대충 끼워 맞춘 것에 불과하다"고 고발장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UN)주재 미국대표부 직원들이 참석한 비공개 행사에서 "과거에 스파이나 반역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내부고발자에게 통화 내용을 알려준 백악관 당국자들을 색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가장 먼저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보도한 NYT에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해당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신뢰성을 공격하고 나선만큼 제한적 공개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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