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침해'에서 '특허 침해'로 전선 넓히는 배터리 분쟁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2차전지) 기술 유출을 놓고 갈등을 벌여온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루비콘강을 건넜다. 양사가 2차전지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 맞소송전에 나서면서 그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로 갈리게 됐다.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특허 등 기술에 밀릴 경우 설 자리가 없어진다. LG화학이 특허침해 소송이란 카드를 5개월 만에 꺼낸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LG화학은 27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 제기를 발표하면서 자사 2차전지 '원천 특허' 침해 혐의를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
원천 특허란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건을 권리로써 갖고 있는 특허를 말한다. 다른 기업들이 5건의 특허의 내용을 적용하지 않고서는 동일한 기능 및 작용 효과를 얻기가 곤란하다는 의미다.
특허권 보호를 침해당했다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 특허 ▲SRS의 원천 개념 특허▲SRS 코팅층의 최적화된 구조를 구현한 특허▲SRS 코팅 분리막의 열적ㆍ기계적 안정성을 최적화한 특허 3건과 양극재 특허 2건이다.
SRS 기술은 LG화학이 2004년 독자 개발했다. 성능 저하 없이 배터리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기술이다. LG화학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LG화학 관계자는 "SRS 특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 '도레이 인더스트리', 중국 '시니어'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특허를 무단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 아래 2017년 ITC에 'ATL'을 SRS 특허 침해로 제소해 최근 라이선스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극재 관련 미국 특허는 양극재 조성과 입자 크기를 최적화하는 기술에 대한 내용이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소재로, 배터리 재료비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지난 4월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29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를 목적으로 직원들을 경력 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업비밀은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으로 범위가 넓다. 기술적 사항만 의미하는 특허와 다르다. 따라서 이번에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 결과가 상대적으로 일찍 나올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사활을 걸고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상황에서 핵심인 원천특허에 대해 절대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서도 여러 증거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어 협상 보다는 법적 소송으로 결론을 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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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측은 "계속된 소송 분쟁으로 국민여러분들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미 여러번 강조한 바와 같이 법적인 분쟁에 대해서 명확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고 있으며, 새로이 제기된 소송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에 관계없이 고객, 구성원, 산업생태계 등 5대 가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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