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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실무협상 재개…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입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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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실무급 무역협상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다음달 열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기틀을 마련할 이번 대화에서는 양측의 이견이 팽배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산업적 규정·정책 수정 보다는 좀 더 합의가 쉬운 농산물구입, 기업제재완화, 환율문제에 대한 논의가 집중된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랴오민 중국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약 30명의 중국 실무 협상 대표단이 이날 오전 9시부터 백악관 인근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이들은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측 협상팀과 이틀간 만나 다음달 열릴 고위급 무역협상의 토대를 마련한다. 양측 협상팀이 얼굴을 맞대고 직접 대화하며 쟁점을 논의하는 것은 두 달만에 처음이다.

논의 쟁점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와 환율문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완화, 추가 관세부과 보류 등에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무급 협상에 대해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주요 외신들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콩과 기타 농산물의 구매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게 미국측 요구에 들어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틀간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강제이전 금지 같은 양측의 이견이 팽배한 논의 보다 농산물 구입에 더 많은 논의시간이 할애될 예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워싱턴을 방문한 중국 협상팀 가운데 중국 농림부 소속 관료가 다음주 미 중서부 곡창지대인 네브래스카주와 몬테나주 일대 농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협상팀의 미 농가 방문이 즉각적인 농산물 대량 구매 결정으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지만 중국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방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측은 농산물 대량 구매를 조건으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 완화와 추가 관세부과 중지 등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천원링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주 실무협상을 한 후 다음달 고위급 협상에서 잠정적인 무역협상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농산물을 구매하는 대신 미국은 추가 관세부과를 연기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측 실무 협상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과의 대화 전면에 나선 '새 얼굴' 랴오 부부장이 '금융통'인 만큼 환율문제도 집중 논의 주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10월 고위급 무역협상에 중국 인민은행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통화 및 통화가치 조작이 중국과 하려는 논의의 일부"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모두 대화는 하되 쉽게 양보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잇단 대화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할경우 무역전쟁이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이자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스버리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않으면 관세율이 100%까지 올라갈 정도로 무역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필스버리 소장은 이날 홍콩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에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무역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을 상당히 자제했지만, 협상이 잘 안될경우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율이 50%, 또는 100%로 높아지고 금융시장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안에서도 협상에서 중국이 전혀 급할게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적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많은 미국 관료들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호의를 약함으로 오인한다"며 "중국은 그동안 협상에서 강하게 말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중국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무역협상 타결에 간절하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세계 경제는 치명타를 입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래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와 3.0%로 기존에 제시한 3.2%, 3.4% 보다 하향 조정했다.


OECD는 "무역전쟁에 세계 각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세계 경제는 새로운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위기를 맞았다"며 "일시적일 것만 같았던 (미ㆍ중 간)무역 긴장감이 새로운 무역 관계의 오랜 지속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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