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月末 文대통령 배석해 박원순 시장-진영 장관 합의
착공 시점 5개월 가량 미뤄질 듯
박 시장 "시민 목소리 치열하게 담아 완성…시기에 연연하지 않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설계부터 재검토…文대통령 중재로 '속도 조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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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서울시가 '소통'을 이유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착공을 미루기로 했다. 중앙정부와 시민단체가 반대해온 설계안을 포함해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월대 복원까지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재검토된다. 서울시가 이처럼 속도 조절에 나선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합의 도출이 영향을 끼쳤다. 박 시장과 진 장관은 지난달 말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배석한 가운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은 19일 오전 시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시민 목소리를 더 치열하게 담아 완성하겠다.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지난 3년간 약 100회에 걸쳐 시민 논의를 축적했다"면서 "그럼에도 다양한 문제 있다. 시민단체에서 폭넓은 소통을 요구하고 주민들의 민원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지적이나 비판 모두 귀 기울여 듣겠다. 함께 토론하고 폭넓게 경청해 부족한 것을 메워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달라진 서울시의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착공 시점은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4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발주, 계약 등 행정 절차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하면 예정보다 5개월 가량 지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준공은 박 시장 임기 안인 오는 2021년 말까지 마치게 된다.

박 시장은 구체적인 착공 시기를 묻는 질문에 "전적으로 시민 소통과 공감의 결과에 따르겠다"며 "이에 따라 사업 시기나 범위는 물론 공사 기간이나 완료 시점도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전면 재검토라기보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문제점을 공감하는 가운데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시민 소통에 따라) 이미 선정된 설계자와 다시 설계를 수정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광장 재구조화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행안부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공개했다. "중앙정부와 이견을 해소했다"며 "현재의 단절, 고립된 형태의 광장을 벗어나 새로운 광장 조성에 공동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YES 중소기업 대박!람회'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YES 중소기업 대박!람회'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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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지난 8월 말 문 대통령을 모시고 논의를 했다"며 "이 자리에는 진 장관도 계셨고 고립·단절된 광장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께서 시민과의 소통에 대해 당부의 말씀이 계셨고 관계 부처 간 협력과 정부와 서울시가 협력할 수 있는 논의기구 구성 등에 대해 언급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어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박원순 개인의 사업이 아닌, 시민의 사업이고 역사적 과업"이라며 광장 재구조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서울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사업으로 시민의 삶과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말로 시급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논쟁과 토론을 거쳐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된 사례로 '서울로 7017'과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을 꼽았다.


박 시장은 "새로운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진심과 소통으로 새 길을 만들어가겠다. 일제와 독재가 훼손하고 단절한 광화문광장의 맥을 잇는 것을 소명으로 삼아 시민 속으로 다시 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뒤늦게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그동안 행안부와 시민단체 등이 제기해온 비판 때문이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일방 추진되면 민원이 쏟아질 것이란 정치적 고려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8월 월대 복원을 시작해 내년 1월 도로공사 등 재구조화 사업을 궤도에 올린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여지껏 월대 복원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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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끈질긴 노력으로 청와대를 움직여 최고위급 논의의 장을 만들어냈고 여기에서 큰 방향에 대한 합의를 끌어냈다"며 "역사적인 재구조화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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