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조국, 개혁 위해 자기결단 요구할 수도"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 방문 자리에서 당부와 경고 메시지…"개혁 장애가 될 때는 가차 없이 비판할 것"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전진영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만나 "개혁을 위해서 과감한 자기결단을 요구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장관께서도 개혁을 위해서 어려운 길을 또 선택하셨고, 저와 정의당 또한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1800만 촛불을 들었다는 그 사실을 우리가 명심해야 한다 그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심 대표는 "우리 조 장관님 앞길에 많은 암초가 있다. 장관과 또 가족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는데, 바라건대는 모든 의혹이 수사 과정에서 깨끗하게 규명이 돼서 조국 장관께서 오로지 사법개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진심으로바란다"고 밝혔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심 대표는 조 장관이 대표실에 들어온 후부터 진지한 어조로 당의 입장을 전했다. 심 대표는 "오늘은 축하만 드리기 어려운 사정이라는 것을 장관께서도 잘 이해해주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의당이 조국 장관 임명 과정에서 고심이 컸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청년들의 좌절과 상처를 접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장관께서도 많이 아프셨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저희가 존중하기로 한 것은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말씀하셨고 촛불로 시작된 개혁이 또 다시 수구 보수의 장벽에 막혀서 좌초돼서는 안 된다는 그런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이런 결정과 관련해 비판도 있었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잘했다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실망했다는 분도 적지 않다"면서 "정의당이 더 과감한 개혁으로 앞으로 답해나갈 것임을 말씀을 드린다. 장관께서도 국민들 속에 기대와 우려가 크게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모든 개혁이 그렇지만 국민의 신뢰가 확고하게 뒷받침되지 않는 개혁은 성공하기가 어렵다"면서 "특히, 검찰 사법개혁은 김대중 대통령 때도 노무현 대통령 때도 기득권 저항에 의해 실패한 바가 있다"면서 "장관께서는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말 필사즉생의 노력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환담을 나누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심 대표는 "정의당에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인연도 아니요 진영논리도 아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개혁"이라며 "개혁의 동력이 되실 때는 적극적으로 응원해드리겠지만 개혁의 장애가 되실 때는 가차없이 비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많이 부족하고 불찰도 많았던 저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많이 끼쳤다"면서 "정의당에서도 많은 우려와 비난 비판이 있었던 것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제가 임명된 이유를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 법무부의 탈검찰화, 공정하고 효율적인 대국민법률서비스 등 시대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개혁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개혁을 위해서 소임이 있다면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