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공격, 글로벌 경제 둔화 '공포' 확산(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공격, 글로벌 경제 둔화 '공포' 확산(종합)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국제 유가 급등이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도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까지 흔들리자 이같이 지적했다.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전 세계 경제에 침체(Recession)의 그림자를 드리우던 미ㆍ중 무역 전쟁이 겨우 진정세를 보이던 와중에 중동발 유가 리스크가 터지면서 각국 경제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 상태다.

사우디 드론 공격 직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경제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미ㆍ중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무역 협상 타협안을 주고받는 '스몰 딜'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사들이고 지식재산권(IP) 보호를 강화하고, 대신 미국은 대중(對中) 관세를 연기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중간 단계' 합의를 시도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석유 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다시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이번 아람코 석유 시설 파괴로 인한 생산 차질은 하루 약 570만배럴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 사우디 전체 공급량의 절반 이상이다. CNBC는 밥 라이언 BCA리서치 수석상품에너지전략가의 말을 인용해 "전례 없는 가장 큰 규모의 공급 쇼크가 발생했다"며 "세계가 당장은 전략비축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석유 시설 복구가 늦어지면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은 지정학적 갈등이 '핵심 산업시설'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전 세계 각 지역의 분쟁이 글로벌 경제에 더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원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이미 글로벌 경제가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주요 지수가 역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뉴욕 증시를 지탱해온 미국 소비자 지출도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CNBC도 유가 상승이 이미 제조업 성장 둔화와 낮아진 성장률에 고심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사우디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약 684만7850배럴에 이르는데 이 중 중국(170만9677배럴), 일본(81만7204배럴), 한국(67만7149배럴), 대만(22만5807배럴)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요만 약 400만배럴에 달한다. WSJ는 단기적으로 미국은 자체 생산을 통해 어느 정도 충격에 버틸 수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은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준비하는 등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면서 "필요할 경우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산유국 증산, 각국의 비축유 방출 등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대 배럴당 75달러, 브렌트유는 최대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에 따른 유가 충격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행보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은 이번 주로 예정된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책 확대를 고민하던 와중이었다. Fed와 BOJ로서는 유가 급등이라는 돌발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WSJ는 "사우디는 수십 년간 세계 원유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원유 생산 시설의 심장부에 대한 공격은 사우디의 역할을 시험하게 할 것이며 잠재적으로 연료 가격의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