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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서 버젓이 '욱일기'...IOC는 왜 침묵하나?

최종수정 2019.09.12 12:07 기사입력 2019.09.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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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문양을 연상케 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사진=도쿄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욱일기 문양을 연상케 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사진=도쿄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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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20 도쿄 하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최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내년 올림픽 경기장에 반입해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조직위는 "욱일기가 일본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깃발을 게시하는 자체가 정치적 선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와 국회,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민관이 나서 이 문제를 지적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을 분위기다. 동·하계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그동안 욱일기 논란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일본의 태도는 더욱 노골적이고 교묘해졌다.


◆ 버젓이 올림픽 휘저은 욱일기=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결한 2012 런던 하계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일부 관중이 경기 중 욱일기를 펼쳐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우리 대표팀의 박종우가 동메달을 확정한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일부 관중으로부터 받아 펼쳐보였고, IOC는 경기장에서 정치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박종우에게 메달을 수여하지 않았다가 심의를 거쳐 뒤늦게 돌려줬다. 그러나 욱일기 응원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이 대회에서는 일본 체조대표팀이 욱일기 문양을 연상케하는 유니폼을 입고 나오기도 했으나 IOC로부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한 일본 선수가 선수촌에서 욱일기 문양의 헤어밴드를 착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일본은 욱일기가 정치적 목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마케팅 상품에 의도적으로 이를 활용하거나 욱일기와 무관한 디자인이라고 발뺌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도쿄 패럴림픽 메달에도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문양이 담겨 우리 측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대회 조직위는 "여러 선이 하나로 모이는 일본 전통 부채에서 영감을 받은 도안"이라고 해명했다.


미래당원들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보이콧도쿄, 아베 정부의 방사능 올림픽 강행 거부 기자회견'에서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래당원들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보이콧도쿄, 아베 정부의 방사능 올림픽 강행 거부 기자회견'에서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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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C, 올림픽 '큰손' 日눈치보나?= IOC는 욱일기뿐 아니라 일본의 방사능 안전문제와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에 대한 우려가 불거져도 원론적이거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올림픽 재정에 영향력이 큰 일본 눈치보기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올림픽 공식 후원사의 최상위 등급인 'TOP(The Olympic Partner)'에 13개 기업이 포함됐는데 이 가운데 일본 업체가 3곳(도요타자동차·파나소닉·브리지스톤)이다. 모두 6개 기업이 이름을 올린 미국(코카콜라·다우케미칼·P&G·비자·인텔·GE)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TOP는 4년 단위로 계약한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는 "2017~2020년 TOP 총 후원액이 최대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각 후원사별로 나누면 업체당 약 1800억원씩 내는 셈인데 일본 기업이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TOP에 포함된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커뮤니티와 SNS 이용자들은 이 점을 들어 "IOC는 올림픽 수익에 민감하기 때문에 개최국이자 후원사가 많은 일본에 불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보 도쿄 신주쿠 신국립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보 도쿄 신주쿠 신국립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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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욱일기, 불상사 막아야"=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박양우 장관 명의의 서한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앞으로 보내 욱일기의 사용금지를 요청했다. 대한체육회와 조율한 이 서한에는 욱일기에 내포된 정치적 의미와 이를 허용하는 것이 '평화의 제전을 지향하는 IOC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도 담았다. 체육회 관계자는 "IOC를 비롯한 유럽 회원국들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경기장에 반입하는 문제에는 엄격하지만, 욱일기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모르거나 관심이 거의 없다"면서 "서한을 포함한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욱일기 논란의 배경을 국제스포츠계에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 IOC에 욱일기의 반입을 제재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기는 처음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유럽 등 기타 지역에서 열린 올림픽과 달리 이번에는 일본이 개최지여서 대규모 자국 응원단이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펼쳐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지 우리 동포들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 욱일기에 반감이 큰 아시아 국가의 응원단과 경기 중 이 문제로 충돌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 IOC에 이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IOC는 일본 NHK를 통해 "대회 기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안별로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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