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썰물에…발리·하노이 객실 텅텅
中해외여행 감소에 동남아 비상
베트남·인니·태국 줄줄이 직격탄
수요 맞춰 수백만달러 퍼부었지만
과잉투자 부메랑 맞을 위기 처해
비자 수수료 면제, 직항개설 등
빈 객실 채울 대안마련 고심중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경기 부진에 중국인 해외 여행자가 줄면서 동남아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변은 조용해졌고, 베트남 하노이에는 텅 빈 호텔 객실이 즐비하다. 관광산업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필리핀ㆍ태국 등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중국인이 동남아 여행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데다,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보였던 중국인 수요에 맞춰 이미 쏟아부은 자금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했던 동남아 국가들이 갑작스러운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은 올해 7월까지 중국ㆍ홍콩 관광객 숫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 지난해 관광객이 전년 대비 34% 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 중국인 방문자가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관광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그치며 2년 전(19%)보다 6%포인트나 쪼그라들었다.
태국 역시 5개월간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관광협회(ATTA)가 추산한 올해 1월부터 8월10일까지의 중국인 관광객은 196만4800명이다. 지난해 연간 관광객이 223만4700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감소 추세다. 태국 호텔업체 센트럴플라자 PLC의 2분기 객실이용률은 전 분기 대비 7% 하락했다.
동남아 국가 일부는 관광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길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이는 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비중이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필리핀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4.7%, 태국의 경우 21.6% 수준이다. 말레이시아(13.3%), 싱가포르(10.0%), 베트남(9.2%) 등도 관광산업 비중이 높다.
중국인들의 동남아 러시는 최근 10년간 중국인들의 소득이 늘면서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동남아 각국에서는 중국어 투어 프로그램이 급증했고, 중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동남아 일대가 대표적인 화교 문화권인 점도 관광 수요 증가에 한 몫 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길어지고, 그 여파로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동남아행 관광 수요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했던 동남아 경제는 자연스럽게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전망에서 동남아의 올해 성장률을 5% 수준으로 예측했다. 당초 전망치 5.2%에서 하향 조정한 것으로, 무역전쟁이 계속될 경우 성장률은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인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은 상태라는 점이다. 태국 방콕에선 2022년 힐턴, 2023년 리츠칼턴 호텔이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카지노 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과 겐팅싱가포르가 90억달러(약 10조7300억원) 규모의 리조트 확장계획을 발표했다. 매리엇인터내셔널은 필리핀 호텔사업을 2023년까지 세 배로 늘릴 전망이었다. 자칫 과잉 투자의 부메랑을 맞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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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 요인들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올해 태국 바트화는 신흥시장 통화 가운데 위안화 대비 가장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4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태쿡 푸켓 보트 사고, 중국과 베트남의 남중국해 대치상황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동남아 국가들이 제3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인 여행자들이 남긴 구멍이 워낙 커서 채우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태국은 인도인 관광비자 수수료를 면제했고, 인도 항공노선도 늘리고 있다. 베트남 역시 인도 직항을 10월에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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