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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강타한 'NO! NO! 非무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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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구매운동에서 소개된 말레이계 무슬림 기업 제품 리스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말레이계ㆍ중국계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구매운동에서 소개된 말레이계 무슬림 기업 제품 리스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말레이계ㆍ중국계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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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말레이시아 내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비(非)무슬림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자칫 종교ㆍ인종 갈등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말레이시아키니, 더스타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슬림부미푸트라(말레이계 무슬림) 기업 제품을 독려하는 '무슬림제품 구매운동(Buy Muslim-made First)'이 급격히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미푸트라'는 말레이계와 원주민을 포함한 집단을 뜻하는 것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계의 빈부 격차를 줄일 목적으로 1970년대부터 부미푸트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말레이시아 무슬림소비자협회(PPIM)가 지난달 말 비무슬림 업체가 제조한 할랄 제품에 반감을 표명하면서 비롯됐다. 할랄이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ㆍ가공한 제품을 말한다. PPIM 측은 "소비자가 할랄 제품을 구매할 때 제조업체가 무슬림업체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할랄증명서를 해당기업이 속한 국가의 언어로 발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같은 할랄 인증 제품이라도 해당 기업이 말레이계 무슬림 기업인지에 따라 차별을 둬야 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PPIM의 이 같은 주장은 온라인에서 상당수 무슬림의 공감을 얻으며 비무슬림 할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이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비무슬림 불매운동이 최근에는 '무슬림제품 구매운동'으로 모습을 바꾸며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정치권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야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과 범말레이시아이슬람정당(PAS)이 이를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랫동안 쌓인 말레이계 무슬림의 불만이 표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레이계와 주민이 전체 인구의 69%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실권은 소수인 중국계 주민들이 장악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여 왔다. 기업 종업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말레이계에 할당하는 부미푸트라 정책 역시 이 같은 불만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마하티르 빈 모하맛 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대(PH)와 지지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의 종교적ㆍ인종적 화합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민족 간 갈등을 유발하는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말레이계들은 실패의 원인을 타인에게 찾지 말고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림관응 말레이시아 재무부 장관도 "이러한 현상이 다인종ㆍ다민족국가라는 말레이시아의 근본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소비자가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하는 기회를 빼앗는 결과까지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013년에도 중국계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이 같은 불매운동은 상대적으로 말레이계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흐지부지됐었다.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sunga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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