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월부터 장·단기 금리차 역전, 역전폭도 확대"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갈등 겹쳐 불확실성도 커져

"장기 침체 전조" 전망조차 무색…벌써 실물경제는 악화

 "한국도 장·단기 금리 역전"…이미 불황 진입한 韓 경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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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최일권 기자] 우리나라도 올 4월부터 장기 국채금리가 단기 국채금리 밑으로 떨어져 역전 현상이 고착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국채 장단기 국채 금리는 23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네번째 역전되며 강력한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고 있는데 한국도 이미 침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단기 금리는 지난 4월부터 역전이 시작됐으며, 역전폭도 또한 커지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선 통상 단기금리로 통화안정증권 91일물 금리(이하 91일물)를, 장기금리로 국고채 3년물 이상 금리를 손꼽는다. 미국이 국고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를 비교해 역전을 설명하는 것과 다르다.

한은은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8월들어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장단기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3년물 금리에서 91일물 금리를 뺀 수치가 지난 4월말 -4bp(1bp=0.01%포인트)에서 6월말 -9bp로 이달 16일에는 -20bp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10년물 이상 장기 국채금리가 앞으로 경기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고채 10년물, 처음으로 단기금리 아래

 "한국도 장·단기 금리 역전"…이미 불황 진입한 韓 경제(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10년물의 경우 올 6월20일 사상 처음으로 91일물 금리 아래로 떨어져 역전 현상이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유럽발 경제위기가 닥쳤던 2012년에도 없었던 일이다. 이날 채권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인해 일제히 금리가 하향곡선을 그렸다. 오전 10시 기준 3년물 금리는 1.106%, 10년물 금리는 1.176%까지 떨어졌다. 23일 대비 3년물은 63bp, 10년물은 85bp씩 빠졌다. 같은 시간 주요 국고채(1ㆍ3ㆍ5ㆍ10ㆍ20ㆍ30년물)금리는 91일물 금리 아래에 있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는 것은 물가 상승 가능성이 없고 실물경제가 굉장히 나빠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라며 "우리 경제가 침체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를 따라 채권 금리가 낮아지는데 이때 반대로 채권 가격은 올라가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기준금리가 더 하락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돼 단기 채권보다 장기 채권에 수요가 몰리고 이것이 장단기 금리 역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정부 "불확실성 커졌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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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정부는 재정으로 겨우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감소, 그에 따른 투자위축이 악순환 고리를 형성했다.


올 들어 대외 불확실성은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 미중 무역전쟁은 최근 들어 출구에서 더욱 멀어졌다. 올 상반기까지 상수였던 한일관계는 최근 두 달 새 급격히 악화돼 미중관계 못잖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결정하면서 한미관계까지 의심하는 상황이 됐다. 동맹 관계 균열에 대한 우려가 더해져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열린 확대거시금융회의에서 "단기간에 글로벌 악재가 중첩됨에 따라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고 주요국 증시의 동반 하락, 국채 금리 하락, 안전 통화인 달러화와 엔화의 강세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책ㆍ민간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앞날이 예측 불가능해진 상황에 대한 우려가 거론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 리스크 요인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부분에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은 없었다"면서 "모두가 공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30일 한은에 쏠린 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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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오는 30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주목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회 연속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과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10∼11월 중 한차례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는 "지난달 인하 후 이달 추가 인하하면 정책 당국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는 신호를 줄 수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높아져 이번에 내리는 것은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경기 악화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기준금리 1%까지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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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성장률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보인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25bp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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