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만하는 코끼리' 비쩍 마른 몸으로 축제 동원, 동물학대 논란

코끼리 구호재단이 공개한 앙상한 뼈대의 코끼리 사진./사진= 코끼리 구호재단 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김수완 인턴기자] 스리랑카에서 비쩍 마른 코끼리가 축제에 동원되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은 스리랑카의 축제에 갈비뼈가 드러날 만큼 마른 코끼리가 동원,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태국에 본부를 둔 코끼리 구호재단(Save Elephant Foundation)은 지난 13일 페이스북 계정에 코끼리 사진 2장을 게재했다.

한 장의 사진 속 코끼리는 축제를 위해 한껏 치장한 모습이지만, 다른 사진에는 갈비뼈가 드러날 만큼 심하게 마른 코끼리의 모습이 담겼다.

재단에 따르면 이 코끼리는 올해 70살이 된 병든 암컷 코끼리 티키리(Tikiiri)로, 스리랑카 종교 축제인 페라헤라에 동원된 60마리의 코끼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티키리는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열흘 내리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티키리는 매일 밤 사람들이 축복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수km를 걷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용 장식에 가려진 뼈만 앙상하게 남은 코끼리의 실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고, 불빛으로 장식된 가면 탓에 상처난 코끼리의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도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스리랑카 에살라 페라헤라 축제에 동원된 코끼리 사진./사진=코끼리 구호재단 페이스북 캡처

재단은 이런 동물 학대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CNN은 스리랑카 총리에게 전달된 청원은 8천건이 넘는다고 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축제 주최 측은 티키리를 폐막 행렬에서 제외했으며 "잘 대접하고 있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한편, 스리랑카 제2의 도시인 캔디에서 매년 열리는 페라헤라 축제는 대규모 불교 축제로 정교하게 장식된 코끼리 등을 볼거리로 내세운다.

이에 동물 애호 단체인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의 이사인 엘리사앨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스리랑카 정부는 끔찍한 잔혹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곳으로 코끼리들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완 인턴기자 suw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