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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변신' 강렬한 듯 어설픈 오컬트,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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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슬 연예기자]

[리뷰]'변신' 강렬한 듯 어설픈 오컬트,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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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변신'(감독 김홍선)은 강렬한 듯 어설프다. 할리우드 하우스 호러물과 오컬트 장르를 짜깁기한 듯 아쉬움을 안긴다. 영화가 포괄한 '한국형' 공포물도 시대착오적 한계를 드러낸다.

'변신'은 강구(성동일 분)네 가족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이웃집 남자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기이하고 섬뜩한 일들이 벌어진다. 서로 의심하고 증오하며 분노하는 가운데 구마사제인 삼총 중수(배성우 분)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영화는 오컬트에서 출발한다. 충수가 구마 의식을 진행하고, 악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서 출발해 가족의 틈에 파고든 악마의 모습은 섬뜩하기만 하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뜻밖의 모습으로 인간의 약점을 파고드는 악마는 스릴 넘치게 다가온다.


면도칼을 든 아빠, 식칼을 든 엄마, 예고 없이 침입한 동생 등으로 변신한 악마는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한다.

악마가 어떻게 가족을 타깃으로 삼았는지의 과정과, 또 집에 파고든 악마가 가족의 얼굴을 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과정은 흥미롭다.


그러나 '변신'은 이러한 극의 재미를 상쇄시킨다. 불필요한 장면과 대사가 등장해 공포감을 반감시키고 마는 것. 강약 조절에 실패한 모습이 아쉽게 다가온다. 또 한국형이라는 그럴듯한 허울을 쓴 지리멸렬한 신파도 발목을 잡는다. 초반에 잘 몰고 온 공포감을 카타르시스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아쉬움을 준다.


[리뷰]'변신' 강렬한 듯 어설픈 오컬트,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원본보기 아이콘


'변신'은 여성을 소비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과연 영화의 스토리를 전하는 데 최선이었을까.


악마에 씐 아버지 중수가 딸을 탐하는 장면도 불쾌하게 다가온다. 악마의 악한 본성을 꼭 그렇게 그려야만 했을까. 특히 딸의 몸을 훑는 앵글이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또 아무리 악마의 악한 본성을 그리려 했다지만 여성의 신체를 과도하게 타작하는 모습 역시 불쾌하게 다가온다. 남성을 타작할 때와 시선 자체가 다르다. 이처럼 영화는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바라보고 학대하는 왜곡된 시선을 지녔다.


극에서 감정적으로 변하거나 과도한 공포감에 휩싸이는 존재도 모두 여성이다. 반면 아무리 악마가 씌웠더라도 남성의 묘사와는 대조를 이룬다.


또한 출근하는 남편의 외투를 입혀주는 부인의 모습, 일제히 나와 아버지의 출근을 배웅하는 아이들의 모습. 앞치마를 멘 어머니의 모습 등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올드하다. 이처럼 '한국형'이라는 수식어 안에 그려진 가족의 모습이 한계를 드러내며 안타깝게 다가온다.


'변신'은 초반에 잘 형성한 공포감을 엔딩까지 연결하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미덕은 배우들의 연기력에 있다. 성동일, 배성우, 장영남 등 배우들의 호연은 눈여겨볼 만하다. 악마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을 긴장감을 명품 연기로 잘 이끌었다. 15세 관람가. 112분. 21일 개봉.


이이슬 연예기자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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