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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 고마워요" 日 대사관 앞 韓 청년들

최종수정 2019.08.09 15:00 기사입력 2019.08.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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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 日 대사관 소녀상 지켜
소녀상 앞에 일본인들도 찾아와 사과
일부 '일본군 성노예' 자발적 의지 발언 근거 없는 주장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우리 청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폭염 경보가 이어진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에 모인 청년 예닐곱 명은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상 주변을 지켰다.


이들은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 공동행동' 소속 대학생들로 나이는 20대 초반이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처가 발생하기 전부터 지속해서 '일본군 성 노예 사과 촉구' 농성 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1318일차 농성 활동 중이다.


청년들은 궂은 날씨에도 소녀상 인근에 펼쳐진 천막 안 책상에 둘러앉아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한 것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아시아경제'가 만난 김지선(22) 희망나비 충북 대표는 최근 한일 관계 갈등 국면에서 농성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의 청년들이)후대에 어떤 역사를 물려주고 싶은가, 우리가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역사를 생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95) 할아버지가 최근 한 방송을 통해 "나 때문에 우리 국민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청년들이) 받은 것이 너무나 많다"면서 "오히려 우리 청년들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씨가 지난해 10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씨가 지난해 10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대표는 "그 뉴스를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진짜 할아버지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할아버지를 통해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힘을 얻는 이유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목소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힘을 낼 수 있다. 원동력이자 동기부여가 된다. 할아버지가 곧 강제징용 피해자의 증거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일본이 한국에 '경제 보복' 조처를 했는데 10~20대 청년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일이 일어나기 전부터 일본군 성 노예 문제 관련 농성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최근 소녀상을 중심으로 많은 분께서 모여주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자신과 같은 청년들이 "더운데 고생이 많다"라면서 "연대의 목소리를 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특히 일본군 성 노예 문제로 많은 청년이 할머니들에 대해 아픔을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주로 불매운동 인증샷과 함께 해시태그로 '#가지않습니다 #사지않습니다.'를 표기하는 식이다.


이렇게 올라온 SNS 게시물은 또 다른 누군가 공유하고 이른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인증사진' 릴레이로 이어진다. 게시물이 확산할수록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하는 셈이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0대 직장인 A 씨는 "일본의 경제 도발 이후 생활 속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볼펜이나 학용품 같은 것들의 경우 국산품을 애용하는 식이다. 작지만 강력한 실천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앞에는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찾아와 사과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일본 사람들도 소녀상을 찾아와 '감사하다'고 말한다"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일본인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녀상과 함께 사진도 찍는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부에서 '일본군 성노예는 '한국 여성들의 자발적 의지'도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나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님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자발적 의지' 등에 말씀을 드리면 당시 그런 상황을 보거나 들었던 할머님이 단 한 분도 안 계시다"라면서 "비단 성노예로 고통받은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꿈을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너무 마음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로 이런 것에 일본의 사과를 받고 싶은 것인데, 왜 사과를 안 하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들은 끝으로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아픔의 공감과 연대'를 부탁했다. 김 대표는 "소녀상을 찾는 어른들께서는 보통 '미안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면서 "그분들이 '우리가 제대로 못살아서 너희가 고생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세대를 초월해 우리 민족의 아픔을 되짚고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어른분께서 진짜 이런 역사적인 아픔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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