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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피아니스트 김두민 "장애 이긴 베토벤, 나와 닮았죠"

최종수정 2019.08.09 11:04 기사입력 2019.08.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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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한눈 시력 상실…피아노 배우며 마음 다스려
파리 에콜 노르말 석사과정…내달 예술의전당서 데뷔 공연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c) Jean-Baptiste Millot]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c) Jean-Baptiste Millot]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피아니스트 김두민(16·사진)은 선천성 백내장으로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건반을 치는 양 손을 동시에 보기 힘들다는 약점을 극복하고 녹음한 그의 데뷔 앨범 '멘델스존 피아노 작품집'이 워너클래식을 통해 발매됐다.


김두민은 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데뷔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를 칠 때 왼쪽으로 조금 돌려 앉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왼손을 보기 힘든 약점을 극복하려다 생긴 버릇이다. "연주를 할 때 손의 위치를 봐야 하는데 왼손이 시야에 안 들어온다. 양 손을 한 번에 다 볼 수 없다. 주로 왼손을 보면서 치고 오른손은 감각에 의존한다."


연주를 하면서 악보를 보는 일도 남들보다 어렵다. "악보랑 건반을 왔다갔다 하며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악보를 외우는 습관을 들였다. 어떻게 하면 빨리 외울 수 있을지 많이 연구했다. 외우는 속도는 빠른것 같다."


김두민은 청주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처음 피아노를 접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력 때문에 피아노를 그만두게 하고 싶었다. 아홉 살 때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연주회에 김두민을 데려갔다. 피아노를 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김두민은 오히려 더 피아노에 매료됐다. 그는 지금도 백건우를 롤모델로 연주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피아노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치자마자 꼭 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아노가 저를 선택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어렸을 때에는 왜 피아노를 좋아하는지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눈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가 극심했고 그 스트레스를 음악을 하면서 풀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음악을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인데 음악은 늘 정신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악을 듣는데 복잡하고 난해한 음악을 듣는 편이라고 했다. "그런 음악을 들으면 제 고민을 음악이 대신해주는 느낌을 받는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김두민은 현재 파리 에콜 노르말에서 학사과정을 전체 수석으로 마치고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에콜 노르말은 1919년 프랑스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설립한 음악원이다. 김두민은 2016년 18세 이상만 입학할 수 있다는 음악원의 오랜 학칙을 깨고 처음으로 열세살 살의 나이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현재 미카엘 블라드코프스키를 사사하고 있다.


그의 데뷔 앨범은 2017년 10월 파리 근교의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그는 "10대 때 음반을 내는 일은 드문데 경험을 위해 음반을 냈다"고 했다. "부족한 것을 고치려 하기보다는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어린 나이의 에너지와 순수함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워너클래식이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데뷔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임동혁, 임현정, 지용에 이어 김두민이 네 번째다. 그의 데뷔 앨범은 한국에서만 발매되는 로컬음반이 아니라 워너클래식 본사와 계약해 전세계에 동시 발매되는 인터내셔널 음반이다.


내달 20일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데뷔 리사이틀을 한다. 1부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번과 12번 등 베토벤의 곡을, 2부에서 데뷔 앨범에 담긴 멘델스존의 곡을 연주한다. 그는 "베토벤도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 저와 정서가 가장 잘 맞는 작곡가"라고 했다. 내년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김두민은 "당분간 피아노에 매진할 계획이다. 20대가 되면 지휘 공부를 시작해 30~40대가 되면 지휘도 하고 작곡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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