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中에 폭발한 트럼프…"협상 대신 전쟁"(종합)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중국이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켰다.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
5일 아침(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재무부의 대(對)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후 불과 12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 미 재무부는 공식 성명서 발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결정이 행정부 내 의견 수렴 과정을 건너뛴 채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지시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국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자 불만이 폭발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대신 '전쟁'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트럼프 특유의 '최대한의 압박' 전략이 이번에도 발동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중앙은행인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서도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Fed는 듣고 있느냐"며 중국의 환율 조작이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중국의 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3000억달러(약 352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결정도 사실상 단독으로 강행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부작용ㆍ대중국 긴장 고조 등을 이유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대부분의 참모가 반대했지만, 초강경 대중국 매파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제조ㆍ무역정책국장의 지지만 받으면서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월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회담하며 휴전 및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에도 꾸준히 '불협화음'을 내비쳐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합의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3일 돌연 트위터를 통해 환율 조작 문제를 제기해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거대한 환율 조작 게임을 하고 있고 그들의 (통화) 시스템에 돈을 퍼붓고 있다"면서 "미국도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서 그들의 게임을 지켜보기만 하는 멍청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 무역 전쟁의 수순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그동안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말 대선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 당선됐다. 그러나 곧 지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미 재무부는 그동안 5차례 발간한 반기별 보고서에서 중국을 향해 "문제는 많지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무역 협상에 대비한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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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은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지난달 30~31일 고위급 대면 협상을 재개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추가 수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지시하자 중국은 환율 개입(1달러당 7위안 돌파)으로 저항하는 등 양보할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현재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비록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어도 1년간의 유예 기간이 보장되는 만큼 '레토릭'에 그치는 상황이라, 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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