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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성이 조국보위 전초선"…김여정·최선희 '여풍'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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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여성이 주체조선의 자랑이고 힘"
남녀평등권법령 공포 73주년 맞아 여성역량 강조
北권력지형도 변화…여성 실세 등장 분위기 반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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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우리 여성들은 사회주의강국건설의 힘있는 역량이다"


30일자 북한 노동신문의 논설 기사 제목이다. 이날 남녀평등권법령 공포일 73주년을 맞아 신문은 여성의 역할과 업적 등을 대대적으로 부각시켰다. 최근 북한 정권의 '여풍(女風)'을 사상적으로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이날 신문은 여성을 주제로 한 기사를 대거 쏟아냈다. 논설을 비롯해, '어머니들의 임무', '조선여성운동의 강화발전에 쌓아올리신 위대한 수령님의 불멸의 업적을 가슴깊이 새겨간다', '시대가 준 이름-여성혁명가', '긍지와 자부심에 넘쳐있는 조선여성들', '인류여성운동사에 길이 빛날 정치적사변', '실력있는 보통교육부문의 여성박사', '나라의 꽃, 생활의 꽃-여성교육자의 행복' 등 여러 지면에 걸쳐 기사가 게재됐다.


신문은 자력갱생과 사회주의강국건설을 호소하며, 그 목표 달성에 여성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논설에서 "가사보다 국사를 먼저 생각하며 사회주의강국건설에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쳐가고있는 훌륭한 여성들을 가지고있는것은 주체조선의 자랑이고 힘"이라고 했다.


특히 경제건설 각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성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신문은 "지금 우리 여성들은 만리마속도창조운동으로 들끓는 사회주의건설의 격전장마다에서 자기의 힘과 지혜, 열정을 남김없이 발휘하고 있다"면서 "방직공업부문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목표를 완수한 여성혁신자들이 수많이 배출된 것을 비롯하여 경공업과 농업 등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여성들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인 "삼지연군건설장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을 비롯한 주요건설장들에서도 수많은 여성건설자들이 충정의 구슬땀을 아낌없이 바쳐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여성들은 조국보위의 전초선을 굳건히 지켜가는 미더운 역량", "우리 여성들은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일익을 담당한 힘있는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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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러한 '여성찬가'는 최근 북한 권력지형도의 변화, 즉 여성권력의 급상승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겸 당 부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행사사진 등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 제1부부장의 권력서열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10위권 내로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외교를 이끄는 최 제1부상의 높아진 위상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지난 28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승절을 맞아 국립교향악단의 '7·27 기념음악회'도 관람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제1부부장과 최 제1부상의 경우 김 위원장 좌우로 각각 두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당 부위원장인 리수용·김영철보다 김 위원장과 더 가까운 자리에 착석해 '여성 실세 2인방'임을 재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북한은 전승절로 기념)을 맞아 국립교향악단의 '7·27 기념음악회'을 관람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의 좌우 두번째 자리에 각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맨 앞줄 오른쪽 세번째)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앉은 모습. 최 제1부상의 왼편으로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그의 양아버지로 알려진 최영림 전 내각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북한은 전승절로 기념)을 맞아 국립교향악단의 '7·27 기념음악회'을 관람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의 좌우 두번째 자리에 각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맨 앞줄 오른쪽 세번째)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앉은 모습. 최 제1부상의 왼편으로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그의 양아버지로 알려진 최영림 전 내각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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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법·제도적으로는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실제 사회는 지극히 가부장적이다. 전반적으로 열악한 인권 상황 속에서도 특히 여성은 더욱 취약한 위치에 있다.


지난 1월 방한했던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큰 차별을 받는다"면서 "한 탈북자는 내게 '북한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복종을 해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 정권의 여풍은 충분히 이질적이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이 여성의 힘을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의 '여성시대'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로 풀이될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은 1946년 7월 30일, '북조선남녀평등권에 대한 법령'을 공포했다. 신문은 "남녀평등권법령이 발포됨으로써 수수천년 무지와 몽매속에서 수모당하며 남존여비사상의 희생물이 되여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온 조선여성들은 남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사회의 당당한 주인이 되여 혁명의 한쪽수레바퀴를 힘있게 떠밀고나갈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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