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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나랏말싸미'의 역사 왜곡, 영화로만 봐선 안 되는 이유

최종수정 2019.07.26 15:44 기사입력 2019.07.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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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슬 연예기자]

[초점]'나랏말싸미'의 역사 왜곡, 영화로만 봐선 안 되는 이유


도대체 왜, 영화 '나랏말싸미' 역사 왜곡 논란이 계속되는 걸까.


지난 24일 개봉한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철현 감독이 오래 준비한 데뷔작으로, 배우 송강호 박해일 등이 호흡을 맞췄다.


개봉 이후 '나랏말싸미'를 향한 역사 왜곡 논란이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문제가 되는 걸까.


영화에서 신미 스님은(박해일) 한글 창제의 실제 주역으로 나온다. 세종이 뜻을 세우고 갈피를 잡지 못할 무렵 우연히 신미 스님의 존재를 알고 그를 통해 한글 창제를 완성한다.


그러나 한글 창제 과정 역시 알려진 바와 다르다. 역사에서는 세종대왕이 눈병에 시달리면서도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해냈다. 그러나 '나랏말싸미'에서는 신미 스님이 다른 중들과 절에서 한글을 완성해냈고, 세종이 눈이 멀기 직전 방점을 찍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는 명백한 역사 왜곡일뿐더러 세종대왕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나랏말싸미'는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이 여름 시장에 선보이는 텐트 폴 영화다. 메가폰을 잡은 조철현 감독 역시 오랜 기간 데뷔를 준비해 공들여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라는 역사적 사실을 등진 채, 단순히 야사 속 가설에 의지해 허구의 이야기를 빚었는지 쉬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개봉을 1년 남짓 앞두고 불교방송과 가진 조철현 감독과의 인터뷰 발언까지 소환되며 왜곡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나랏말싸미'를 "영화는 영화로 바라봐야 한다"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영화로 볼 수 있을까. 만약 영화가 현실에 영향을 끼친다면 이는 타당할까.


또, 영화를 소비하는 성인 관객은 픽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인격 형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10대 청소년들의 경우는 다르다. 그들은 영화를 보며 역사를 배우기도 한다. '택시운전사', '1987' 개봉 당시, 영화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해 관심을 갖고 알게 됐다는 10대 관객들의 호응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더해 한글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성인 관객이 '나랏말싸미'를 본다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지만, 허구로 창조된 영화가 현실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반한 영화 등을 볼 때 우리가 분노하게 되고, 여혐-남혐의 소지를 품은 영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또한 모방 범죄의 위험에 대해 우려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나랏말싸미'를 본다면 어떨까. 그들은 한글 창제 과정에 대해 영화를 보고 배우게 될 것이다.


이처럼 현실에 영향을 준다면 영화는 영화로만 볼 수 없지 않을까.


물론 '나랏말싸미'가 가진 미덕은 충분하다. 촘촘한 스토리 구성과 배우들의 호연, 아름다운 한국적 미장센 등 관객들이 재미를 느낄 만한 매력이 꽤 있어 이 같은 논란이 더욱 아쉽다.


개봉 첫 주말을 앞둔 '나랏말싸미'가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이이슬 연예기자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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