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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 CEO는 어떻게 2년 만에 '버거킹' 가치를 2배로 키웠나

최종수정 2019.08.01 11:07 기사입력 2019.07.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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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다니엘 슈워츠, 남다른 비용절감으로 주가 2배, 매출은 30% 급증
저칼로리 감자튀김, 콩 패티 출시로 '밀레니얼 세대' 입맛 사로잡아
팀 호튼·파파이스 치킨 인수하며 'RBI' 글로벌 QSR 톱5로 성장

[출처-버거킹 공식 SNS]

[출처-버거킹 공식 SNS]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세계 3대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Burger King)'은 1953년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부터 50여 년 동안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버거킹은 침체기를 맞았고, 당시 경쟁사이자 업계 1위 맥도날드는 오히려 크게 성장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10년 TPG금융과 합자회사(베인캐피털, 골드만삭스)들은 버거킹 대부분 지분을 3G캐피털(3G Capital, 이하 3G)에 매각하기까지 했는데 이때 버거킹은 30대 젊은 청년을 수장으로 맞이하면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버거킹은 맥도날드 뒤를 이은 세계 2위 햄버거 프랜차이즈다. 1953년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1년 만에 프랜차이즈로 확장, 8년 만에 미국 전역에 250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1963년 푸에르토리코를 시작으로 해외사업을 본격화하면서 2000년대 들어서는 전 세계 70여 개 나라에 1만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할 만큼 성장했다.


이렇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버거킹도 2008년 금융위기는 피해 가지 못했다. 부진한 판매실적으로 글로벌 매출은 지속 감소했다. 경쟁사인 맥도날드는 되레 4%대 성장을 이루면서 매출 차이는 더 벌어졌다. 결국 2010년 버거킹은 브라질 사모펀드 3G에 32억 6000만 달러(약 3조8400억원)에 매각됐다.


3G에 매각할 당시 7억 달러(약 82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었던 버거킹은 2014년 기업가치 9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를 인정받으며 다시 확고한 2위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일어섰다. 지금은 버거킹의 지주사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RDI)의 시가총액은 443억 달러(약 52조2000억원)에 달한다. 버거킹은 어떻게 재도약할 수 있었던 걸까.

구원투수의 등장- 32세 젊은 CEO 다니엘 슈워츠

3G의 호르헤 파울루 레만(Jorge Paulo Lemann) 회장은 버거킹을 인수한 직후 월스트리트 금융맨으로 일하던 29세 다니엘 슈워츠(Daniel Schwartz)를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영입했고, 2013년에는 32세였던 그를 버거킹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당시 맥도날드 CEO 돈 톰슨의 나이는 50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사였다.


경력이 거의 전무한 수준의 슈워츠가 CEO로 임명된 후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슈워츠는 '젊음'을 무기로 버거킹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32세 CEO는 어떻게 2년 만에 '버거킹' 가치를 2배로 키웠나

그는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현장이었다. 매장에서 유니폼을 입고 직접 주문을 받고 햄버거를 만들었다. 화장실 청소도 직접 했다. '문제는 늘 현장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달 동안이나 사무실과 매장을 오가며 문제점을 찾아냈다. 현장에서 찾아낸 문제점은 외우기도 어려운 수십 개의 메뉴였다. 너무 많은 메뉴 탓에 매장별로 제조가 가능한 메뉴도 달랐고, 직원들은 레시피를 일일이 기억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는 단 12개만 남기고 메뉴를 모두 삭제했다. 재료비가 절감됐고 서비스 속도는 향상됐다. 매장의 간소화는 해외 매장 확장의 발판이 돼 5년 만에 매장을 21%나 늘릴 수 있었다.

메뉴 간소화만으로 극적인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슈워츠는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으로 시작되는 비용절감 방식과 달리 슈워츠는 특권을 폐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회사가 소유 중이던 전용 항공기를 매각하고 매년 이탈리아에서 개최하던 초호화 간부 파티를 없앴다. 이 파티에만 100만 달러(약 11억7800만원)이 들었다. 직원들에게 "회삿돈을 내 돈처럼 쓰라"고 강조했다.


결국 슈워츠는 부임 2년 만에 46억 달러(약 5조4200억원)였던 기업가치를 9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4년 만에 연 매출은 2012년(140억달러) 대비 30% 증가한 182억 달러(약 21조4450억원)를 달성했다.


[출처-버거킹 공식 SNS]

[출처-버거킹 공식 SNS]


젊은 CEO의 젊은 경영 -밀레니얼 세대 공략

30대 젊은 경영인답게 슈워츠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수십 가지 메뉴를 없앤 이후 새로 출시된 메뉴는 바로 '저칼로리 감자튀김'이었다. 튀김옷을 얇게 만들어 칼로리는 30%, 지방은 40%를 줄였다. 다양한 식습관을 반영해 고기 대신 콩으로 패티를 만든 와퍼도 출시했다.


'한정판 메뉴'도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을 열광하도록 했다. 메뉴 간소화로 없어졌던 메뉴를 설문조사를 통해 일시적으로 부활시키거나 시즌마다 새로운 메뉴를 출시한다. 계절별 메뉴는 물론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등을 맞이한 메뉴들을 내놓고 한시적으로 판매한 이후 단종한다.

32세 CEO는 어떻게 2년 만에 '버거킹' 가치를 2배로 키웠나

금융맨 출신다운 M&A 행보

슈워츠는 버거킹을 안정화시키면서 기업 인수에도 관심을 보였다. 슈워츠는 2014년 캐나다 유명 커피 체인점 '팀 호튼(Tim Hortons)'과 합병하면서 두 회사를 관리하는 모기업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RBI)을 세웠다. 2017년에는 파파이스 치킨을 인수했다.


인수합병 덕에 RBI의 주가도 급등했다. 2014년 40달러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최근 95달러대까지 뛰었고, 시가총액은 443억 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RBI는 맥도날드, 스타벅스, 서브웨이, 웬디스에 이은 전 세계 5대 퀵 서비스 레스토랑(Quick Service Restaurant, QSR)으로 자리매김했다.


버거킹을 성공적으로 재도약시킨 슈워츠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40세 이하 기업가' 5위에 오르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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