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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면세점 1위 韓화장품, 99%는 외국인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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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상 효과...타 브랜드도 사정 비슷해
수출효과 큰 것으로 해석 가능하지만 쏠림현상도 우려

입국장면세점 개장을 사흘 앞둔 2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앞으로 여행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오는 31일 개장한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화장품과 향수, 주류 등 10여 종으로 면세율이 높은 담배와 검역이 필요한 과일·축산 가공품 등은 제외된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입국장면세점 개장을 사흘 앞둔 2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앞으로 여행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오는 31일 개장한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화장품과 향수, 주류 등 10여 종으로 면세율이 높은 담배와 검역이 필요한 과일·축산 가공품 등은 제외된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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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 효과에 힘입어 면세점 인기 화장품들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급증했다. 브랜드 순위 1위를 기록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 '후'의 경우 전체 매출의 99%가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것으로 집계될 만큼 외국인 의존도가 높았다. 면세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 8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국내면세점 국산품 판매실적(30위)'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에서 판매된 국산품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한 LG생활건강 '후'의 외국인 매출액(1조537억원)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매출액 비중의 98.7%를 차지했다. 내국인 상대 매출액(128억원)의 82배에 달하는 규모로, 2015년(26배)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내국인 상대 매출액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외국인 매출액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후에 이어 매출이 두 번째로 많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도 외국인 비중이 88%로 90%에 육박한다. 또 월비통상이 수입 판매하는 패션 브랜드 '에비수'는 내국인 매출은 1억원에도 못 미쳐 '0원'으로 집계됐지만, 외국인 매출액은 210억원이나 된다. 보이런던 역시 내국인 매출은 1억원인 반면 외국인 매출은 362억원에 달한다. 지피클럽의 마스크 브랜드 'JM솔루션' 역시 내국인 매출은 9억원이지만 외국인 매출은 1063억원이며,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비디비치'는 내국인과 외국인 매출이 각각 7억원과 891억원으로 격차가 크다. 이들 브랜드는 2017년까지만 해도 매출 상위 30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브랜드로, 최근에서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붐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처음 3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내국인 관광객들이 여행 선물로 선호하는 담배나 홍삼, 귀금속의 경우 내국인과 외국인 비중이 비슷하거나 내국인이 더 많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상위 브랜드에서 90% 이상의 외국인 매출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그나마 엘지생활건강의 '오휘'는 내국인 매출액이 95억원으로 외국인 관광객 매출(88억원) 보다 더 많은 편이며,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내국인 비중도 30%에 달한다.


이처럼 외국인 매출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다이궁의 존재 때문이다. 면세점 내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사태 이후 국내 면세점이 다이궁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큰손' 다이공을 얼마나 끌어오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기업형 다이궁들의 경우 한 곳의 매출이 수천억원에 달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개인 여행객들의 씀씀이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이 여전한 고매출을 유지하는 이유다. 면세점 업계 내에서는 '사실상 수출산업'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면세점 매출 상위권 품목이 화장품 일색에서 벗어나 패션잡화, 유아용품 등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 신호다. 2015년만 해도 상위 30위권 중 22개 품목이 화장품이었지만, 지난해는 20개 품목으로 줄었다. 대신 선글라스와 의류 등 패션잡화가 5개 품목에서 7개 품목으로 늘고, 유아용품(코모토모)도 신규 진입하는 등 다양성이 확대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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