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존도 심해졌다…수출규제 확산때 피해 눈덩이
한국 일본간 기술품질 격차 수직적 차별화 무역
기계류 등 10대 산업중 7개 대일경쟁력 약화
한일 경제관계 변화와 대일 경쟁력 보고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맨 오른쪽)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 발언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에 정부가 부품ㆍ소재ㆍ장비산업을 육성한다고 나선 가운데 반도체장비를 비롯한 자본재와 부품ㆍ소재에서 대일 적자 산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8년간 10대 주력산업 가운데 7개가 대일(對日)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소재에서 시작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가 기계, 화학, 철강, 플라스틱 등으로 확산될 경우 산업 전반에 피해가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5일 유관영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의뢰로 작성한 '한일 경제관계의 변화와 대일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산업 가운데 대일 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인 산업은 2000년 5개에서 2018년 7개로 늘었다. 반대로 우위를 보인 산업은 5개에서 3개로 줄었다.
대일 경쟁력은 한일 양국의 수출과 수입을 비교해 수출이 더 많으면 우위를, 수입이 더 많으면 열위로 평가된다. 2000년 열위였던 5개 산업은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화학공업제품, 철강금속제품, 플라스틱ㆍ고무ㆍ가죽제품 등이다.
이 중 전자전기제품과 플라스틱 등 2개 산업은 2018년에 더욱 경쟁력이 떨어졌다. 2000년에 우위였던 광산물, 생활용품, 농림수산품, 섬유, 잡제품 등 5개 산업은 모두 대일 경쟁력이 약화됐고 생활용품과 잡제품은 우위에서 열위로 전환했다.
산업별로 보면 기계류의 경우 2018년에만 131억7400만달러의 최대 규모의 대일 무역 적자 산업인 동시에 대일 경쟁력도 가장 취약한 산업으로 꼽혔다. 32개 기종 가운데 대일 흑자를 낸 품목은 건설광산시계, 엘리베이터, 항공기부품, 금형 등 4개에 불과하다. 반도체 제조용장비와 농기계, 설계제조기, 자동차, 이륜차 부품 등은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분야다.
철강에서는 형강, 철근, 철강판, 강판제품, 동ㆍ니켈ㆍ주석ㆍ망간 등 비철금속제품이 일본으로의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다. 생산재 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자전기 산업이 2000년 이후 대일 경쟁력이 악화된 산업으로서 대일 역조 폭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2000년에는 대일 수출과 수입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수입(45억1900만달러)이 수출(12억3800만달러)의 3배를 넘어서며 경쟁력이 나빠졌다.
이는 반도체 중에서도 비메모리 반도체의 대일 적자가 크게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이 경쟁력이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2018년에 4억200만달러의 대일 흑자를 냈다. 반면 컴퓨터는 2000년 대일 흑자 제품에서 2018년에 대일 적자 제품으로 바뀌었다.
화학제품도 여전히 대일 적자산업으로 일부 품목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지만 대일 무역 규모와 적자 규모가 가장 큰 기초유분의 경우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강철합금과 건전지에 쓰이는 망간은 국산이 기술적 요인 등에 의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경제성이 없는 상품으로 분류됐다.
일본에 수입을 의존할 수밖에 없어 여타 선진국 제품과의 경쟁을 통해서 국내시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건설장비용 유압밸브 역시 국산이 가능하나 고도의 기술적 요인 등에 의해 고품질 제품에 경쟁력이 없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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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영 전 연구위원은 "한일 간 기술품질 격차를 동반한 수직적 차별화 무역이 주류를 이루는 한, 한국제품이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데 한계가 있고 비용절감이나 환율 요인 등에 의존하는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대일 수입 대항력과 대일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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