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또 뒤통수 때리기…선거 앞두고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언급
고노 日 외무상 후쿠시하면 인근 내륙현 수산물 수입 韓과 논의 발언
외교부 "사실무근" 강조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 강화와 맞물려 압박 기조 유지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일본 측이 대(對) 한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개시를 앞두고 돌연 후쿠시마산 수산물 금수 완화를 논의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우리 외교부가 즉각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발언의 시점과 장소를 볼 때 반도체 문제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를 엮으려는 의도가 의심된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3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군마현 다카사키시에서 열린 가두연설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후쿠시마 등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내륙에 있는 현에 한정해 완화의 가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열린 G20 외교장관만찬 후 강 장관과 만났다. 당초 만남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잠시였지만 전격적 만남이었다. 회동 후 외교부는 양 장관이 최근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 기업 배상 청구 결정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도 양 장관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와 북핵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양국 외교장관, 국장 간 회동에서 연이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촉구했지만 이날은 관련 내용이 없었다.
그런데 만남 후 5일 만에 고노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외교부는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정부가 국민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이 같은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감정을 고려할 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고노 외무상의 발언은 일본이 한국과의 관계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노 외무상이 발언을 한 고마현은 후쿠시마현과 함께 우리 정부가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8개현 중 한 곳이다. 8개 현 중 도치기 현과 군마현만이 바다가 없는 내륙현이다. 고노 외무상의 발언은 수산물 수출 규제를 당하고 있는 고마현에는 솔깃한 발언이다. 마침 고노 외무상의 발언 하루 뒤인 4일은 일본 참의원 선거 공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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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이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일본 외무성과 한일 관계 악화는 막아야 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언급을 한 시점에 고노 외무상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공표하고 있던 셈이다. 지난달 30일 만남 후 장관급 만남을 포함, 한일 외교당국 간 다양한 직급의 소통을 통해 한일 관계의 안정적 관리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자는 일본의 언급은 겉과 속이 다른 일본식 제스처로 남았다.
고노 외무상의 발언은 아베 신조 총리와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연이어 한국이 신뢰할 수 없어 수출 규제에 나섰다는 발언과도 방향이 다르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후쿠시마산 수산물 분쟁에서 승리를 거둔 곳이 세계무역기구(WTO)다. 반도체 문제가 WTO에 제기되면 일본은 이를 수산물 문제와 연관 지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편 일본은 4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를 발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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