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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의 행복…남성 수트의 변신은 무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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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고급 브랜드 수트 시장 양극화
길 잃은 중저가 브랜드는 '고민'

10만원의 행복…남성 수트의 변신은 무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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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 주부 김재은(가명·33)씨는 최근 홈쇼핑 채널에서 남편이 출근할 때 입을 수트세트를 구매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매번 고가의 정장을 구매하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 정장을 홈쇼핑으로 구매하는 게 가능할지 반신반의하며 주문했지만 10만원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퀄리티에 깜짝 놀랐다. 수선 문제가 남았지만 전반적인 실루엣이 나쁘지 않아 남편의 만족도가 높았다.


고급 남성 의류로 분류됐던 수트가 경기불황에 몸 값을 확 낮췄다. 상ㆍ하의 한 벌에 8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홈쇼핑 기획세트가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온라인ㆍ모바일 채널에서도 가격 메리트가 있는 정장 판매가 불티나게 이뤄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의 올해(1월1일~5월30일) 누적 기준 남성 정장 내 수트세트 판매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급증했다. 주문금액만 23억원으로 같은 기간 정장 판매총액(29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남성 기획상품 라인이 당초 정장재킷과 팬츠, 셔츠 등 단품에서 2ㆍ3종 수트세트와 기능성 상품으로 다양화됐다.


비대면 유통채널인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도 남성 정장을 구매하는 2030세대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남성 정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복 전체 판매율이 3% 늘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률이다.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 구매를 해도 오프라인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지를 발휘한 점도 온라인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구매력을 유도했다. 실제 롯데홈쇼핑의 기획 수트세트인 '케네스콜뉴욕 남성 써머 울 스트레치 수트 세트' 가격은 7만8000원으로 8만원을 넘지 않는다. 할인쿠폰까지 더하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회당 평균 6000세트가량이 판매된 셈. 케네스콜뉴욕이라는 브랜드 로열티와 더불어 자체 기획을 통해 평단가를 낮춘 점이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오프라인 가두점에서도 '10만원 초저가 정장' 등의 문구가 쓰인 것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저가 양복'을 모토로 설립된 부림광덕의 제조ㆍ유통일괄형(SPA) 남성 정장 브랜드 젠이 대표적이다. 정가 9만8000원짜리 양복이 대표상품으로 온라인 전용상품의 경우 5만~6만원대 제품들도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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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전용 한정으로 만들어진 세탁 가능한 수트인 '워셔블 수트'의 등장 역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청년층을 겨냥한 보급형 수트 확산 트렌드와 관련이 깊다. 집에서 세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드라이크리닝 등 관리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모도와 LF의 블루라운지가 최근 워셔블 수트를 출시했다. 여름 원단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손상을 적게 하면서 직접 세탁이 가능해졌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 관리가 어려웠던 수트를 세태에 맞게 바꿨다.


패션업계에서는 수트 시장 특유의 양극화 현상이 최근 경기불황과 맞물리면서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품 소비와 초저가 SPA 아이템의 인기가 맞물리는 패션 트렌드가 수트 문화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 특히 회사원들의 명예퇴직이 빨라지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았던 중저가 브랜드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기획 수트세트 상품은 가격이 워낙 좋게 나온 데다 원단이나 재질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선택이 많은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받침이 되는 상태에서 합리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트는 시장이 확실히 양분화돼 있어 젊은 층이 찾는 합리적 가격대와 고급 브랜드로 나뉜다"면서 "합리적 선택을 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수트서플라이나 타임옴므같은 고가 남성 수트가 잘 팔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면, 경기침체 등으로 중장년층들이 애호하는 남성 정장 브랜드 판매가 미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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