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시는 곳은 고문도 투옥도 없을 겁니다" 故이희호 여사 추모식
-현충원 2000명 추모객 몰려
-"시대를 앞서갔던 선구자"...김대중 전 대통령과 합장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전진영 수습기자] "우리는 이 시대의 위대한 인물을 잃었습니다. 여사님 지금 가시는 그 곳에는 고문도 없고 투옥도 없을 것입니다. 그 곳에서 대통령님과 함께 평안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2000여명의 추모객이 몰린 가운데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여사의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를 낭독했고,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ㆍ황교안 자유한국당ㆍ손학규 바른미래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ㆍ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추도사를 했다. 유가족은 추도사가 진행되는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우리는 현대사의 고난과 영광을 가장 강렬하게 상징하는 이 여사를 보내드려야 한다"면서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헤쳐온 여사님을 두고두고 기억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사회장으로 치러진 고 이희호 여사 추모식에서 이낙연 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5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문 의장은 추도사에서 "여사님은 아내와 영부인이기 이전에 이미 시대를 앞서갔던 선구자였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냈던 지도자였다"면서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씨앗인 동시에 뿌리였고 또한 한평생 민주주의 운동가였다"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이어 "마지막 유언마저도 '국민을 위해,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란다'고 하셨다"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그 꿈을 완성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과 김상근 목사의 추도사가 끝난 뒤 김덕룡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전을 대독했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이 여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해 들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남북관계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이 여사 추모영상이 시작되자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이 눈물을 훔쳤고 유가족들이 흐느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성 의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영상 상영이 끝난 뒤에는 김홍업 전 의원을 시작으로 유가족들이 앞으로 차례로 나와서 헌화하고 뒤이어 추모객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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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이 끝난 뒤 현충원 내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이 여사 안장식이 열렸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기존 묘를 개장해 합장됐다.
한편 이 여사의 사회장은 이날 오전 6시30분 발인식을 시작으로 엄수됐다. 오전 7시에는 서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진행됐다. 예배를 마친 뒤 이 여사를 모신 운구차는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기념관에 도착해 노제를 지냈다. 손자 김종대씨는 이 여사의 영정사진을 안고 사저 곳곳을 둘러봤다.
전진영 수습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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