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희호 여사, 여성·민주화 운동 이끈 우리 시대의 지도자"

사진=김부겸 의원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 소식에 11일 "오늘 큰 어머님을 잃었다. 마음이 너무 가라앉는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숱한 사회운동가나 정치인 부부를 봐왔다. 대개는 부인을 동반자라고 한다. 나름의 역할이 있었던 분은 동지라고도 한다"면서 "그러나 이 여사는 온전히 한 분의 지도자였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여성 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우리 시대의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처음 뵌 건 1976년 법정이었다. 엄혹한 시대라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보던 말미에 선언문을 발표해야 할 정도였다"라면서 "3.1 명동 민주구국선언사건 때 신부님들은 물론 선언에 참여했던 김대중, 윤보선, 문익환 선생 등이 구속되셨다. 학생이었던 저는 재판이 있을 때마다 응원하러 갔다. 그 때 법원 앞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구속자 석방을 외치며 투쟁하는 이 여사를 뵈었다"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또 1987년 겨울 대선 당시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활동가로 문익환 목사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며 전국을 돌 때 이 여사를 만났던 것도 언급했다.

그는 "가끔 동교동이나 유세장을 가면 이 여사님이 문 목사를 찾아오셨다. 그때부터 김대중, 이기택 두 총재가 이끌던 마포 민주당 시절, 부대변인을 할 때까지 여사님은 절 볼 때마다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힘들지 않냐, 고맙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뵌 건 행정안전부 장관 때였다"면서 "행안부는 전직 국가 원수 및 그 가족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업무는 핑계일 뿐, 갈 때마다 큰어머니 댁에 간 듯 온갖 옛 이야기를 하며 하하 호호 같이 웃었다"고 추억했다.

김 의원은 "소천 하셨으니 김 대통령을 다시 만나면 이제 좀 그만 고생하고 두 분이 손 잡고 좋은 곳 다니시며 좋은 음식, 좋은 소리만 듣고 한가롭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