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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반발·정부 방관에 휘청이는 韓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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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연일 '타다 퇴출 집회' 개최…"카풀처럼 좌절 시키겠다"
최종구, 이재웅 향해 "오만하고 무례하다"며 쓴소리
카풀 돌파구 못 찾는 카카오…'타다' 서비스 눈독

이재웅 쏘카 대표 페이스북 캡쳐

이재웅 쏘카 대표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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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를 향해 "오만하고 무례하며 이기적"이라고 비판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갑작스런 발언으로 타다 등 모빌리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가뜩이나 택시업계의 거친 공세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던 터에 최 위원장의 발언이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반응처럼 최 위원장의 발언은 뜬금없을 뿐만 아니라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타다에 대한 택시업계의 공세가 더욱 거칠어질 것이 분명해졌고, 모빌리티 업계는 혁신이냐, 좌절이냐 기로에 놓였다.


◆'타다' 잘나가지만…이재웅, 택시·정부 공격에 고심=최 위원장의 발언이 아니라도 이재웅 대표는 깊은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지난달 12일에는 택시업계의 불만이 물리적으로 터져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한 택시 기사가 타다 운전자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어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8차례로 계획된 '불법 타다 퇴출 집회'를 시작했다. 6차 집회가 열렸던 지난 15일 새벽에는 서울광장에서 택시기사 안모(76)씨가 분신을 시도한 뒤 사망하기까지 했다. 카풀 반대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다.

6차 집회 며칠 전 이 대표는 본부장급들과 택시 관련 대응책을 논의하면서 분신 사망과 같은 불상사에 대응책도 논의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누군가의 죽음을 가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도를 지나친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분신 사고 소식을 듣고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이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며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도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안씨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비방과 억지를 그만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안 씨의 사망으로 동요하는 내부 직원들을 추스르는 것도 이 대표의 숙제다. 쏘카 직원 A씨는 "내가 하는 일 때문에 누군가가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 큰 충격이었다"며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어 며칠 간 일이 손에 안 잡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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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야 하는데…" 카풀 좌절 카카오, '타다' 눈독=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택시업계와 함께하는 11~15인승 승합차 공유 서비스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카풀에서 방향을 틀어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타다'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기구의 합의안이 두 달 넘게 이행되지 않으며 카풀 업계가 고사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주요 4개 단체와 23일 만나 세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애초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선 타다를 꾸준히 주시했다. 지난해 여러 업체들의 카풀 서비스가 등장하자 택시업계가 총파업을 벌이며 극렬히 반대하던 시기에도 타다는 차별된 노선을 걸으며 묵묵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타다의 현재 회원수 60만명, 등록운전기사는 1만6000명에 달한다. 1번 이상 이용한 이들이 다시 이용하는 재탑승률 89%에 달할 정도다. 택시 이외의 서비스에 목말랐던 이용자들의 갈증을 넓고 쾌적한 승합차로 해소해준 것이다. 실제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올해 초 카카오모빌리티에 격려차 방문했을 당시에도 타다에 대한 아쉬움을 수차례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의 고급택시 서비스 '카카오 블랙'에서도 카니발 차량이 유독 재이용률이 높았지만 이를 미처 사업화하지 못한 부분을 무척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영업손실 206억원을 기록했다. 출범한 2017년 당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카카오T앱 가입자가 2200만명, 카카오택시 가입자만 1700만명에 달할 정도로 기반을 다졌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업계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모빌리티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 모빌리티 업계의 고민"이라며 "여기에 최 위원장의 발언이 기름을 끼얹으면서 모빌리티 업계가 혁신과 성장의 기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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