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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윤호중, 심재철 비판 "얼마나 부끄럽고 추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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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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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가연 인턴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당시 합동수사본부에서 작성했던 진술서 내용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심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윤 총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S형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윤 총장은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형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절대 하지 않으려 한 것이나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의 유죄판결에 있어서 핵심 법정 증언이 바로 형의 증언임이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는데, 어찌 형만 부정하시냐"면서 "80년 서울역 진출과 회군을 결정한 총학생회장이었던 형이, 84년 복학해서는 왜 복학생협의회장을 맡지 못하고 대의원대회의장이었던 후배 유시민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스로 잘 아시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거나 군대에 끌려갔다온 분들 중 어느 누구도 기간방송사에 기자로 채용된 이가 없지만 유독 형만이 징역 대신 군대 갔다와서 다른 정권도 아닌 전두환 정권에서 MBC기자가 될 수 있었는지, 형이 그 이유를 모른다 하진 않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94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관련자들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를 내란죄로 고발할 당시, 형이 80년 자신의 행위를 '폭력 앞에 자포자기하고 철저히 무너져버렸다'고 한 이유는 또 무엇이었냐"며 "혹시 문민정부로 불렸던 김영삼 정권에서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자신의 훼절과 배신의 경력을 세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냐.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스스로 반성하고 고백했던 일을 이제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들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유 이사장이 KBS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진술서 내용을 언급하면서 이른바 '진술서 공방'이 시작됐다. 이날 유 이사장은 "하루에 진술서 100장을 쓴 적이 있다.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틀 후인 지난달 22일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이사장이 작성한 자필 진술서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유 이사장은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지난 1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을 통해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 (진술서 작성 후)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저희 비밀조직(서울대 농촌법학회) 구성원은 단 1명도 그 명단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2개의 진술서를 공개하며 "그의 진술서에 제 이름은 모두 78번 언급됐으며 이 진술서는 저의 공소사실 핵심 입증증거로 활용됐다"며 "내 진술로 새롭게 지명수배되거나 혐의가 인정된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7일 '연합뉴스'를 통해 "진술서는 앞부분부터 다 거짓말이다. 내가 1980년 3월 심재철 의원을 처음 만난 대목부터 완전히 창작이었다"며 "합수부 수사관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도록 성의있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문에 났던 심 의원이 나 때문에 기소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히려 총학생회장이었던 심재철, 학생활동위원장이었던 이홍동, 그리고 나는 총학생회 간부 3역으로 진술서에 자주 나올수록 좋은 것이었다"면서 "심 의원이 나한테 없는 진술서를 공개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페이스북 글 전문


S형에게


S형,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형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절대 하지 않으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젠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아니, 오히려 나를 참지 못하게 하는 형이 원망스럽습니다.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나 언제든 허물을 반성하고 고칠 수 있기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며 컸습니다. 그러나 형은 40년이 되도록 인간다운 길을 마다하시는군요.


S형, 고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고 문익환 목사, 이해찬 대표, 설훈 최고위원 등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투옥시킨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유죄판결에 있어서 핵심법정증언이 바로 형의 증언임이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어찌 형만 부정하십니까?


제가 81학번이어서 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당신을 처음 본 것은, 84년 형이 복학을 한 뒤였소. 따라서 80년에 형이 어떻게 행동하였는지에 대해 많은 선배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는 있지만,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니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묻고 싶습니다.


80년 서울역 진출과 회군을 결정한 총학생회장이었던 형이, 84년 복학해서는 왜 복학생협의회장을 맡지 못하고 대의원대회의장이었던 후배 유시민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스로 잘 아시지 않겠습니까?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거나 군대에 끌려갔다온 분들 중 어느 누구도 기간방송사에 기자로 채용된 이가 없건만, 유독 형만이 징역 대신 군대 갔다와서 다른 정권도 아닌 전두환 정권에서 MBC기자가 될 수 있었는지, 형이 그 이유를 모른다 하진 않겠지요. 전두환의 5공시절이 내란음모 종사자를 공중파방송사 기자공채에 응했다고 뽑아주던 때였던가요?


94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관련자들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를 내란죄로 고발할 당시, 형이 80년 자신의 행위를 "폭력 앞에 자포자기하고 철저히 무너져버렸다"고 한 이유는 또 무엇이었습니까? 혹시 문민정부로 불렸던 김영삼 정권에서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자신의 훼절과 배신의 경력을 세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스스로 반성하고 고백했던 일을 이제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들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할 수 있으십니까?


S형, 형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럽고 추한 것이었는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더 안타까운 것은, 형만이 아직도 80년 신군부의 법정에 남아 당시의 원한과 부끄러움에 사람들을 원망하고 상처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호소드립니다.

이제라도 진실된 자세로 역사와 고 김대중 대통령님, 고 문익환 목사님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세요.

그것만이 당신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국민들께 용서받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천십구년 사쿠라꽃이 다 떨어진 어느 봄날에, 당신의 후배임을 아직 부끄러워 하는 윤호중이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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