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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자객공천' 이언주 칼날에 쓰러진 '광명의 전설' 전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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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민주당 간판으로 광명 재선의원…'보수의 아이콘' 변신, 21대 총선 광명 출마할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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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전재희 장관이 낙선했다니….” 새누리당 승리로 끝났던 2012년 제19대 총선은 정치사에 남을 에피소드를 남긴 선거였다. 경기도 광명에서 전해진 소식도 여의도 정가에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광명을 지역구는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아성으로 인식되던 곳이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전재희 후보가 56.35% 득표율을 보이며 36.06%에 그친 통합민주당 양기대 후보를 여유 있게 꺾었다.

전재희 전 장관은 제10대 광명시장, 제12대 광명시장을 거쳐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비례대표와 광명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17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는 훈장을 안고 18대 총선에 나섰다.


전재희 전 장관이 다시 당선될 것이란 관측이 번지는 상황에서 의외의 인물이 나타났다. 주요 기업의 법무팀장과 법무총괄 상무를 지냈던 젊은 여성 변호사. 그의 이름은 이언주였다. 기업의 임원까지 지낸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정치 경험은 전혀 없는 만 30대의 정치신인이었다.


전재희 대 이언주의 대결은 여러 의미에서 관심의 대상이었다. 정치 경륜과 무게감을 지닌 전재희와 무명의 정치신인 이언주의 대결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보였다. 하지만 정치인 이언주 공천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

정치 거물에 맞서 젊고 참신한 신인 정치인들을 맞붙게 하는 ‘자객공천’은 일본에서 효과를 검증받은 방법이다. 세대교체와 변화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고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변호사 이언주를 광명에 공천한 인물은 당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였다. 한 대표는 이언주 후보의 손을 잡고 광명 시내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OUT! MB정권 4년 전재희 18년’ 이언주 후보의 현수막은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정치 신인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이언주 후보도 패기를 토대로 정치 거물에 맞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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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여성 정치인들은 이언주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대이변의 불씨를 살렸다.


선거 당일인 2012년 4월11일 오후. 개표가 진행되면서 심상치 않은 소식이 흘러나왔다. 광명의 정치거목 전재희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설마했던 상황은 현실이 됐다. 이언주 후보가 4만3441표(50.09%)를 얻어 4만28표(46.15%)에 그친 전재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광명에 도전장을 낸 젊은 여성 정치인은 광명의 전설과 다름 없던 전재희를 무너뜨렸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초선 의원 이언주의 정치행보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52.18%를 얻으며 31.50%에 그친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 있게 눌렀다. 광명 정치의 주인이 바뀌었음을 알리는 결과였다.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명 시내를 누비며 ‘이언주 후보 당선’을 호소했다. 2016년 8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선거에 나설 정도로 이언주 의원의 정치적인 위상은 달라졌다.


“바깥의 친노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좋아하는 분들이죠. 그런 관점에서는 저도 친노죠.” 이언주 의원은 2016년 8월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해 자신을 ‘친노’로 분류했다.


2017년 이후 이언주의 의원의 정치 행보는 2016년까지와는 많이 다르다. 2019년 3월, 이언주 의원은 보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수를 자처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보다 더 ‘우클릭 행보’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소속 정당은 바른미래당. 하지만 그가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에서도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나설지는 알 수 없다. 이언주 의원은 최근 손학규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 바른미래당 탈당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그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공간인 광명에 계속 남을 것인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광명을 떠나 새로운 정치의 길을 모색할까. 아니면 광명에서 또 다른 의미의 도전에 나설까. 어떤 선택을 하건 이언주 의원의 행보는 21대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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