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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보 대사' 자청에도 떨떠름한 美 기업들

최종수정 2019.03.08 13:56 기사입력 2019.03.0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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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지지율에 브랜드 이미지 추락 우려해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햄버거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의 제품을 앞장서 홍보해주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기업들은 썩 내켜하지 않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노스다코타주립대 풋볼팀 선수들을 초청해 맥도날드, 척필A, 웬디스 등 미국의 주요 햄버거 회사 제품들을 대접했다. TV 카메라가 돌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개의 햄버거와 치킨 샐러들을 쌓아 놓고 선수들에게 "우리는 미국 제품을 좋아한다"며 "여러분들 많이 먹어라"고 독려했다.


예전같았으면 관련 기업들이 이 기회를 광고 효과 및 매출 증대를 위한 절호의 찬스로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만찬'에 이름을 올린 세 업체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클렘슨 대학 선수단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만찬으로 패스트푸드를 내놓은 바 있는데, 당시 햄버거를 제공한 버거킹 측은 트위터에 의도적으로 햄버거의 철자를 틀리게 적은 글을 올려 "트럼프를 조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최고 소비자 브랜드 사이에 팽팽한 관계를 보여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제품들의 회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과 홍보로 제품을 부각시켰음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팀 콜킨스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는 "과거의 브랜드들은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싶어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된다면 회사들이 아마 쪼들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자신의 분열적인 브랜드는 그가 당파 싸움에서 벗어나려는 기업들에 대한 이상적인 지지자 역할을 덜 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과 해외 식당을 방문했을 때 해당 식당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적극 홍보했고, 실제 미슐랭 스타를 받는 등의 효과를 얻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대결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기업도 등장했다. 나이키사가 대표적이다. 나이키는 전미풋볼리그(NFL) 쿼터백 출신의 활동가 콜린 케이퍼닉이 출연한 광고 캠페인을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다. 이 광고는 애국가를 부르는 동안 항의의 표시로 무릎을 꿇은 케이퍼닉과 NFL 선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대립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이키사는 이 광고로 분기 매출이 10%나 늘어나는 등 톡톡한 효과를 봤다. 이 회사는 트럼프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광고 출시 후 분기 매출이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단순 중립보다는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에 대해 소신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기업이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를 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된 기업들도 많다.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은 2017년 최고 경영진이 백악관을 방문해 오토바이를 선물하는 등 광고 효과를 노렸지만 정작 2018년 이 회사가 생산 시설 일부를 아시아로 이전한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데이비슨을 구매하지 말자"며 공개적으로 보이콧할 것을 주창했다. 포드, 제너럴 모터스 등 다른 민간 기업들도 생산시설 이전, 폐쇄 등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공격을 받았었다.




뉴욕 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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