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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34> 췌장의 숨은 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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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췌장은 낯익은 이름이 아니었다. 이자라고도 불리는 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췌장의 중요성이 새로 밝혀져서라기보다는 췌장암 환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대부분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 것을 자주 보고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1983년 췌장암 사망자는 전체 암 사망자의 1.4%인 396명에 불과하였으나, 꾸준히 증가하여 2004년에는 3,000명을 넘으면서 4,7%를 차지하였으며, 2017년에는 7.3%인 5,782명으로 증가하였다. 최근 췌장암 사망자는 폐암, 간암, 대장암, 위암 다음으로 많고,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암 가운데 가장 낮은 10.8%를 기록하고 있다.

췌장은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위치하여 15cm길이에 80g 정도 되는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기관으로 위와 작은창자, 간, 비장에 둘러싸여 있다.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데 필요한 소화효소를 생산하는 기능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을 생산하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데, 구조적으로는 각각의 물질을 생산하는 두 종류의 샘이 뒤섞여 있다.


췌장의 대부분(95%)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생산하는 조직으로 여기에서 생산된 효소는 췌장액의 형태로 췌장관을 통하여 십이지장으로 들어가는데(외분비 기능), 간에서 만들어져 쓸개에 보관되고 있던 쓸개즙도 십이지장으로 들어간다.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생산하는 세포들은 지름 0.1mm 크기로 무리지어 약 300만개가 췌장 곳곳에 섬처럼 흩어져 있는데, 랑게르한스섬이라 부른다. 혈당이 높을 때는 랑게르한스섬의 베타(β)세포에서 인슐린을, 혈당이 낮을 때는 알파(α)세포에서 글루카곤을 혈관으로 분비하여 혈당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내분비 기능).

췌장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때에는 소화도 잘 되고 혈당도 잘 조절되므로 아무도 췌장의 공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췌장의 가치는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데, 췌장에 생기는 질병으로는 췌장염과 췌장암(생명이야기 103편 참조), 그리고 면역세포가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생명이야기 77편과 78편 참조)이 있다.


췌장이 이러한 질병에 걸리거나 기능이 약해지면 소화불량이나 식욕부진, 복통, 구토, 설사, 변비처럼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이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생명이야기 61편 참조)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췌장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여 치유하여야 하는데, 평소에 췌장의 기능을 도와주는 생활습관을 가짐으로써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췌장은 소화효소를 생산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췌장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은 가급적 식물성 지방이나 생선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으로 섭취하고, 동물성지방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과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생명이야기 19편 참조).


설탕은 혈당을 갑자기 올라가게 만들어 췌장에 과중한 부담을 주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소비를 줄이고, 통과일이나 통곡식, 다양한 채소와 견과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췌장에 많은 부담을 주는 과식과 간식을 자제하고, 가끔씩 간헐적 금식이나 단기간 금식을 통하여 췌장에 휴식을 주는 것도 좋다.


탈수는 췌장에 과중한 부담을 주므로 날마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췌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췌장을 손상시키는 알콜소비를 줄이고, 췌장암의 주요 위험요소인 흡연을 반드시 중단하여야 한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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