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짠 4강대사..中 장하성·日 남관표·러 이석배 내정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정부가 주요 4강 대사중 세 명 교체를 결정하고 신임 대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노영민 대사의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으로 공석중인 주중대사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일대사에는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주러대사에는 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톡 총영사가 각각 내정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조윤제 주미 대사는 유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특임 외교관으로 채웠던 4강대사에 외교관과 비외교관의 비율을 맞추고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외교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대사 내정자들은 주재국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이 나오면 공식 임명을 거쳐 임지에 부임하게 된다.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도 주중대사에 내정된 장 전 실장은 그만큼 중국 관계를 중시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내보인 케이스로 해석된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중국 런민(人民)대, 푸단(復旦)대 등에서 교환교수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국제자문위원으로 8년간 활동해 중국 대사에 필요한 인맥도 확보하고 있다는 평이다.

장 내정자는 사드 배치로 촉발된 양국 경제문제 해결외에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있어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됐다.

주일대사에 내정된 남관표 전 차장은 청와대 안보실 근무를 경험한 만큼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적임자라는 판단이 인선배경으로거론된다.

남 전 차장은 주일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외교부 조약국 심의관을 거친 것이 큰 강점이다. 최근 일본이 주장하는 한일청구권에 근거한 강제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 협상 요구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인사인 셈이다. 북한 전문가임에도 특임대사로로 발탁된 현 이수훈 주일 대사가 한일 관계 관리에 한계를 보인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사로도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 대사는 능력중심 인사로 평가된다. 이석배 러시아 대사 내정자는 러시아어 능력이 출중하고 외교관 경력의 대부분을 러시아와 인근 국가에서 맡아왔다.

그는 외국어대 러시아과를 졸업하고 1991년 전문관으로 채용된 후 러시아 전문가의 길을 걸어 온 비 외무고시 출신이다. 외무고시 출신이 아님에도 러시아 대사에 내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업무능력면에서 신임을 얻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내정자는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로 4년이나 근무하며 러시아 정부 주관으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경험하는 등 정무, 경제 분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인정 받았다는 후문이다. 동방경제포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신동방정책의 핵심 행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참석할 만큼 중요도가 높은 행사다.

우리 정부가 신북방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가 이 내정자에게 향후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