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또 동결" 우세…경기 꺼지는데 '퇴로 없는' 기준금리(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오는 28일, 기준금리 결정 한은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열려

경기지표 줄줄이 추락…한은 기준금리는 꿈쩍도 안 해

지난해 11월 기준 금리 인상이 한은 발목 잡아…전문가들 "한은이 엇박자 자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창환 기자] 경기지표는 추락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는 꿈쩍도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금리 인상이 한은의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엇박자를 자초했다"며 "현재 기준금리는 퇴로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28일 한은은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연다. 안팎에선 '1.75% 동결'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예금·대출 등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다. 경기 하강 시기에 내려 이 영향으로 일반은행도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한다. 기업과 가계가 돈을 싸게 빌려 투자·소비를 촉진시키는 게 목표다. 경기가 좋을 땐 반대다. 금리를 올려 돈을 빌리기 어렵게 해 경기 과열을 막는다. 경기 변동폭을 최소화 하는 것이 기준금리 역할이다.

◆거꾸로 간 11월 금리 인상이 결정타


지표상으로 현재는 내려야 할 시기에 가깝다. 수출액 규모 3개월 연속 하락,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 0.8%(전년 대비), 1월 신규취업자 수(1만9000명) 5개월 만에 최저, 작년 민간기업 투자액 성장률 -2.8%(전년 대비) 지표 등이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주체들은 앞으로 더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한은이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게 금융시장의 판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불과 석달 전 기준 금리를 인상(1.50%→1.75%)한 한은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당시 이미 수출ㆍ고용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됐다. 그럼에도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가계금융 부채 문제가 부각되자 이를 잠재우겠단 목표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국무총리와 여당, 정부에 등 떠밀렸다는 뒷말도 나왔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정책 효과도 내지 못했다.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경기 우려 탓에 오히려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1, 12월 연속 하락했다.

"또 동결" 우세…경기 꺼지는데 '퇴로 없는' 기준금리(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당시엔 경기가 하강하고 있었는데 한은은 물가가 아닌 부동산을 정책 목표처럼 이야기해 금리를 높여 시장 기대와 반대로 갔다"며 "지금은 금리를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데 실물 경제와 다른 통화정책을 펼치며 스스로 선택지를 좁혔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한은 기준금리 정책은 현재 퇴로가 없다"고 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 후 두 달 만인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하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은 6개월에서 1년을 보고 펼쳐야 하는데 기준금리를 올리자마자 한은이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은 금통위원 중 한 명도 "기준 금리를 올린 이후 세계경제 침체 리스크가 더 심각해져 한은도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본부장 "올해 내내 동결을 예상한다"며 "경기가 어려운 데다 미국까지 비둘기파로 변신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고,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 의지가 여전해 (금리를) 내릴 수도 없다"고 했다.


◆한은 뉴욕사무소 조사 결과 "美 금리 동결 기조"


그나마 다행인 건 미국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이달 주요 투자은행 16곳을 조사한 결과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2회 올릴 것으로 전망한 기관은 9곳이었고 1회 인상은 7곳이었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선 14곳이 2회 인상, 2곳이 3회 인상을 전망했었다. 미국 선물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인상 횟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0회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임금 상승률 등 고용시장 여건, 인플레이션 동향 같은 경제지표를 통해 금리인상 필요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상당 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당분간 금리 동결하면 다른 보완책 꺼내야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면, 한은도 다른 보완책을 꺼내야 한다. 자체 제도 중 대표적인 것이 '금융중개지원대출'이다.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제도로, 대출 취급 실적에 비례해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수출금융지원, 고금리 부담경감, 기술개발 지원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한시 운영했던 설비투자 지원이 중단된 이후 2017년 10월(17조5145억원)부터 올해 1월(13조9481억원)까지 매달 운영 규모가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신성장 일자리 지원프로그램이 1월부터 대출 지원 금액에 반영되고 있어서 앞으로 추이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