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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핫피플]"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5초백', 나오지 말란 법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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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브레노 면세점 입점시켜 '대박'낸 김수민 신세계면세점 과장

[유통 핫피플]"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5초백', 나오지 말란 법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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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른바 '5초백'으로 불리며 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가방들은 죄다 외국 브랜드다. 신세계면세점의 패션 악세사리 바이어를 맡아온 김수민 과장은 그런 현실을 접할 때마다 못내 아쉬웠다. 그에 뒤지지 않는 멋과 개성을 가진 한국 디자이너들의 가방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중국 관광객들이 수십개씩 사 가는 한국 가방이 눈에 띄었다. 김 과장이 피브레노를 들여와 신세계면세점에 입점시킨 계기다.


신세계백화점에 2006년 입사한 김 과장은 패션 부문에서 10여년 이상 근무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15년 7월 신세계면세점으로 옮기며 줄곧 패션악세사리 상품담당(MD)팀에서 근무했다. 신세계면세점이 'K패션의 인큐베이터'를 자처, 국내 브랜드 확대를 추진하면서 그에게 'K패션 브랜드 강화'라는 임무가 내려졌다. 지난해 9월 신세계면세점에 최초로 입점한 국내 디자이너 핸드백 '그리다'도 그의 작품이다. 그리다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핸드백으로, 10만~20만원대의 실속있는 가격에 패치를 가방에 붙혀 디자인을 원하는데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으로 '패피'들의 사랑을 받았다.

피브레노 역시 별다른 마케팅 없이 패피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뜬 브랜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 과장은 "중국인 고객들이 가방을 컬러별로 수십 개씩 구매해 가는 모습을 보고 면세에서도 승산이 높겠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입점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국내 운영 매장이 많지 않은 신규업체들은 면세에 대한 정보나 운영방식에 대해 이해도가 높지 않아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삼고초려'는 힘들었지만, 열매는 달았다. 피브레노 매장은 현재 신세계면세점 단일 매장에서만 일 최고 매출 500만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유명 해외브랜드의 경쟁 사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최근에는 본인만의 개성 표현에 집중하려는 젊은 고객층이 늘면서 합리적인 국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청신호다.


김 과장은 "특정 브랜드들은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5초, 10초 간격으로 눈에 띌 만큼 흔해 '5초백', '10초백'이라고 불리는데, 국내 가방 중에서는 아직 그런 브랜드가 없다"며 "시장의 트렌드와 수요를 예민하게 감지해 적절한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면, K패션 분야에서도 제 2의 K뷰티 신화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실험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신선한 국내 브랜드를 계속 발굴해 피브레노에 이은 더 많은 메가 히트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김 과장은 "탄탄한 내공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신생, 중소브랜드와의 협업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윈윈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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