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생각하십니까]5G 통신요금, 시민단체가?
'5G 조기상용화', 통신요금 인하' 양립하기 어려운 딜레마…지나친 가격개입 문제란 지적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럴 바엔 통신을 국유화(國有化)하는 게 낫겠는데요."
통신요금 인가심사에 시민단체도 포함시켜달라는 주장에 통신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5G상용화와 가계통신비' 토론회에서 참여연대는 5G 요금제 인가 시 이용약관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에 시민단체를 넣자고 주장했습니다. 통신요금 책정의 적정성을 시민단체가 나서서 들여다보고 허가, 불허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지요.
통신사들은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5G시대에는 기존에 없던 각종 융·복합 서비스를 내놔야 하는데, 요금제를 틀어막겠다고 하니 어쩌라는 얘기냐며 깊은 한숨입니다. 실현 가능성은 낮겠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힘이 실리고 있는 시민단체에서 나온 얘기라 통신사들은 '벙어리 냉가슴' 심정입니다.
시민단체가 사(私)기업의 가격 결정에 관여하겠다는 것은 주장은 아무런 법적근거도 없는데다, 엄연한 민간기업인 이동통신사의 경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입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압박이 통신요금 인하→통신사 매출 감소→네트워크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5G 조기상용화'와 '통신요금 인하'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딜레마도 여기서 나옵니다.
A통신사 관계자는 "5G조기상용화로 통신장비가 처음 나올 때마다 바로바로 사야 하다보니 비쌀 수 밖에 없고, 주파수 대역 특성상 기지국이나 중계기 설치에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인데 요금문제까지 시민단체가 건드리면 5G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토로합니다. B통신사 관계자는 "아현국사 화재 사건 이후 이중화 구간이 많아져서 투자해야 할 돈이 많은데 요금 압박부터 나서면 5G 시작 초기부터 싹을 자르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용약관심사위원회가 전제하고 있는 '통신 요금 인가제'부터 잘못됐다는 말도 나옵니다. 당·정 모두 통신요금을 '인가제→신고제'로 바꾸고자 하고 있습니다. 요금인가제는 지난 1991년 도입된 제도로 후발사업자를 보호하고 유효한 경쟁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3개 이통사, 40개 알뜰폰사업자가 요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인가제보단 신고제가 더 적합하다는 기류입니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는 2016년 인가제를 신고제(유보적 인가제 성격)로 변경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고, 국회 과방위에선 '요금인가제 완전 폐지 법안'(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금 인가제·신고제 폐지 법안'(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이익이 줄수록 통신 3사의 투자 여력이 약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투자 여력은 약해지는 데 5G는 해야 하니 저렴한 장비를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5G 시대에 중요한 가치인 보안이나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를 꼼꼼히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5G 조기 상용화와 통신비 인하라는 어쩌면 상충되는 목표일지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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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무선사업 부문 수익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리를 따라 움직이는 통신사의 5G 투자와 부가가치 창출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국유기업이 아닌 이상, '무조건 싼 통신비로 5G 상용화가 된 세상'은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통신요금을 세금처럼 이해하고, 통신사가 영리기업이라는 점을 부정하려한다"는 비판을 곱씹어 볼 때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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