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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친필 논설·한시 공개…"원전 훼손·왜곡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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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유고 논설 '나의 일, 이, 삼, 사, 오, 육, 칠'[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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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단재 신채호가 쓴 친필 논설 두 건과 한시 한 건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동안 출간된 신채호의 활자본 자료집에 오류가 있음을 알려주는 근거라서 학계의 관심을 모은다.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보관하다가 유출된 신채호 유고 논설 '나의 일, 이, 삼, 사, 오, 육, 칠'과 '문예계 청년의 참고를 구(求)', 한시 '무제(無題)'를 26일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월례연구발표회에서 공개한다고 19일 전했다. 나의 일, 이, 삼, 사, 오, 육, 칠은 1925년 '북경조선유학생회'가 기관지 '도두(渡頭)'를 창간하면서 신채호에게 원고를 부탁해 받은 세 쪽 분량의 글이다. 논설의 끝에는 한시 무제가 삽입됐다. 박 교수는 "논설이 짧고 완성되지 않아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다"면서도 "신채호가 또 다른 필명인 '연단(練丹)'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한시 무제는 국문학계에서 신채호 한시의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하면서도 정확한 출처를 몰랐다"면서 "친필 유고와 북한이 1966년 간행한 신채호 저작집 '룡과 룡의 대격전'을 비교한 결과, 저작집에서 여러 오류가 발견됐다"고 했다.

논설 '문예계 청년의 참고를 구'는 1923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채호가 3·1운동을 평가하고 문예계 청년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열네 쪽 분량으로 담겼다. 박 교수는 이 논설에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신채호 저작을 왜곡했음이 드러났다고 역설했다. 원전에는 '십년 전에 돌아다니는 지사는 모두 애국자러니 금일은 모두 공산당이며 십년 전에 배우려는 청년은 거의 병학(兵學)이러니 금일은 거의 문학(文學)이로다'라고 기록됐다. 북한이 펴낸 저작집에서는 '금일은 모두 공산당'이라는 구절이 삭제됐다. 박 교수는 "북한 학자들이 공산주의에 대한 신채호의 비판을 고의로 삭제했다"면서 "신채호의 사상을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를 인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한의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가 1975년 '개정판단재신채호전집'을 출간할 때 북한 저작집을 참고하면서 이 논설의 경의(驚疑)라는 표현을 경외로 잘못 기술했다"고 했다. "신채호는 글쓰기에 엄격해 다른 사람이 단 한 글자라도 손을 대면 추상같이 화를 냈는데, 남과 북의 후손은 물론 중국의 학자까지 그의 원전을 훼손하고 왜곡했다"며 "평양에 있던 단재 신채호 자료들이 유출돼 남한과 중국에서 떠돌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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