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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경제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가 때 아닌 금(金) 논란으로 시끄럽다. 중앙은행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의 강경 발언에 이어, 포퓰리즘 정부가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BOI)의 금 보유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와서다. 집권 연립여당은 BOI가 보유한 908억유로(약 115조4000억원) 규모의 금을 국가 소유로 규정, 일부를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초안도 마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살비니 부총리는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금 보유고를 활용하려 한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흥미로운 발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BOI가 보유한) 금은 이탈리아 국민의 재산이지, 다른 사람의 재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살비니 총리가 지난 주말 은행권의 감독 실패를 이유로 BOI를 맹비난한 직후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당시 그는 유럽중앙은행(ECB) 책임까지 BOI 탓으로 떠넘기며 중앙은행 무용설을 주장했었다. 현지 유력매체인 라 스탐파는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정당 동맹과 오성운동으로 구성된 연립정부가 올해 재정적자를 낮추고 2020년 부가가치세 인상을 피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보유고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 논란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은 살비니 부총리의 측근이 내놓은 법안이다. 집권 연립여당 동맹 소속인 포퓰리스트 정치인 클라우디오 보르기 의원은 BOI 금 보유고의 최종 소유자를 중앙은행이 아닌 국가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률 초안을 상정했다. 보르기 의원은 "아직 가안에 지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초안에는 헌법 개정을 통해 정부가 금 보유고의 소유권을 확보한 후 최종적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BOI가 보유한 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452t으로 파악된다. 미국, 독일에 이어 3위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908억 유로, 세계 4위 규모로 보도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사들인 금의 규모가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중앙은행의 금 확보전도 치열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대규모 금 보유고를 목표로 삼았다"며 "이미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중앙은행과의 충돌로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고 전했다.


이는 즉각 중앙은행의 독립성 침해 논란을 부추기며 야당과 EU의 거센 반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EU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절대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한 한 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발디스 돔브로프스키 EU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호는 유로존 경제와 통화정책의 중요한 원리"라며 필요 시 개입까지 시사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BOI의 보유 금을 매각하는 방안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금 보유고에 세금을 매기려하다 실패하기도 했다. 당시 EU당국이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와 재정규정 위반을 들어 이를 저지한 바 있다.


이탈리아, 金논란…포퓰리즘정부, '115조' 중앙은행 보유고 손대나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공식안건이 아닌 이탈리아 예산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올해 이탈리아의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유로존 부채규모 2위인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U집행위는 이탈리아의 성장률을 3개월 전 1.2%에서 0.2%로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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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뉴욕상품거래소에서이날 4월물 금값은 온스당 1311.90달러를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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