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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씨 엄숙한 분위기 속 발인…"안전한 곳에서 환생하소서"

최종수정 2019.02.09 09:17 기사입력 2019.02.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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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온 수녀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대전에서 온 수녀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발인이 9일 새벽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3시30분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발인엔 김 씨의 부모님 등 가족을 비롯해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씨의 발인은 김 씨가 사망한 지 62일만에 진행됐다.

고인의 사촌동생과 호상(護喪)을 맡은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장이 먼저 고인의 영정 앞에 절을 올렸다. 이어 다른 장례위원회 관계자들도 차례로 절했다.


상주를 맡은 고인의 아버지 김해기 씨는 그 모습을 묵묵히 뒤에서 지켜봤고, 어머니 김미숙 씨는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빈소 바깥에서는 고인과 함께 일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내가 김용균이다'라는 검은 머리띠를 두른 채 굳은 표정으로 대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영정이 장례식장을 나서기에 앞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弔詞)를 낭독했다.

박 대표는 "김용균 동지의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동지의 희생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갖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위험의 외주화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조사를 낭독했다.


안치실에 있던 고인의 관이 발인장으로 나오자 아버지 김씨는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흐느꼈다. 다른 유족도 연신 "용균아"라고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조용히 묵념했다. 참담한 표정으로 뒤따르던 어머니 김씨는 운구차의 문이 닫힌 뒤에도 잠시 서서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았다.


운구차량은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로 출발했다. 오전 7시께 발전소에서 1차 노제를, 이어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2차 노제를 치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해 정오께 영결식을 연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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