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얼마나 나빠지나' 보다 '중국에서 뭘 파느냐'가 기업 실적에 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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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 베이징에 사는 취업준비생 왕씨는 우리돈으로 병당 3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가는 샤넬, 겔랑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향수를 사 모으는게 취미다. 중국 경제 하방 압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소비에 필요한 돈 월 100만원 정도를 지원해주는 부모님은 굳이 소비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중국 경제에 대한 성장 둔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로레알, 루이뷔통, 랄프로렌 등 해외 화장품, 패션 브랜드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애플, 캐터필러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어닝 쇼크'의 핑계로 중국의 부진한 경제 성장을 들고 있지만 여전히 지갑을 여는데 주저하지 않는 중국 소비자들의 태도는 '중국 경제가 얼마나 나빠지나' 보다 '중국에서 뭘 파느냐'가 기업 실적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의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10년만에 최고 실적을 거둔 배경은 중국에 있다. 7일(현지시간) 로레알은 중국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한 71억유로를 기록, 6.5% 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고 발표했다. 환율 등 외부 요소를 제거하면 매출 증가율은 8.6%에 달한다. 로레알은 랑콤·입생로랑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부터 메이블린·라로슈포제 등 대중적 브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군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5% 증가한 269억유로, 주당순이익(EPS)은 6.5% 늘어난 7.08유로로 집계됐다. 2007년 이후 10여년 만에 거둔 최고의 실적이다.

로레알은 중국이 아시아 지역 매출을 견인하고 있으며 중국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화장품 수요 증가 트렌드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끄는 아시아 지역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북미지역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로레알의 중국 시장 매출은 이미 북미 지역을 뛰어 넘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이로인한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 속에서도 중국 젊은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화장품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비쌀수록 잘팔린다'는 말은 여전히 중국에서 통한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역시 중국의 공이 가장 컸다.


루이뷔통, 크리스찬 디오르, 불가리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LVMH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37억유로(약 17조5133억원)를 기록했고 중국이 견인하는 아시아 지역 매출액은 전년보다 15% 증가해 전 분기 증가율 11%를 웃돌았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468억유로, 순이익은 63억5000만 유로로 전년보다 18% 늘어 사상 최대 기록도 남겼다.


장 자끄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호실적 배경으로 직접적으로 중국을 언급하며 “중국 내 소비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덕에 LVMH의 주요 브랜드들이 대부분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중국인들의 사치품 소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의 매출이 19%나 증가한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도 패트리스 루비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우리는 중국에서 성장 둔화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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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과 신발 브랜드 마이클코어스·지미추 등을 소유한 카프리그룹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아시아 지역 매출이 중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한국, 홍콩 여행이 주춤해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국 본토 내 장사는 매우 잘 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브랜드인 캘빈 클라인과 토미 힐피거를 보유하고 있는 PVH그룹도 중국에서 강력한 성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호평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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