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文 만나 "역차별 해소" 호소
네이버 노조는 쟁의행위 결정…11일 구체적 방안 공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내 1등 포털 네이버의 노사 간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대통령과 만나 위기를 외쳤지만 노동조합은 쟁의를 예고했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는 조합원들이 휴가를 내고 봉사활동을 하는 방식의 쟁의행위를 고려하고 있다. 노사 간 단체 교섭이 결렬되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마저 불발되자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결정한 것이다. 이들은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은 낮추고 메시지는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발랄한 쟁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직원들에게 지난한 교섭과정을 암시하는 고구마와 이를 해결하겠다는 상징의 사이다를 나눠주는 식이었다. 네이버 노조 측은 오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해진 GIO는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국내 기업 역차별과 위기를 강조했다. 이날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이 GIO는 "경쟁사인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며 "(우리도 글로벌 기업들처럼) 인터넷 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들에게 관련법이 동등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구글(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해외기업들은 현재 통신사에게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 아프리카TV 등은 연간 수백억원 가량의 망사용료를 통신사들에게 지불하는 '역차별' 상황을 겨냥한 발언이다.
양측의 행보가 엇갈리는 가운데 포털 최초 파업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쟁의행위 이후에도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파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내 1위 포털인만큼 이용자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네이버 노조 측은 현 단계에서는 쟁의행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쟁의행위 차원에서도 이용자들이 일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쟁의행위의 수위에 대해서도 고민 중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노조 측은 "쟁의행위의 범위와 방식 등은 조합원들과 소통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라며 "사측과 재협상이 이뤄지면 굳이 파업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네이버 노조는 직원 2000여명의 의견을 수렴해 총 125개 조항으로 이뤄진 단체교섭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이후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의 중재안도 결렬됐다. 그러자 네이버 노조는 지난달 28~31일 네이버,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컴파트너스 소속 노조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네이버 96.06%(투표율 97.98%), NBP 83.33%(투표율 97.96%), 컴파트너스 90.57%(투표율 100%)의 결과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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