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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설캉스족' 덕에 복합몰 연휴내 북새통…"월2회 쉬면 어디로 가나요"

최종수정 2019.02.07 11:24 기사입력 2019.02.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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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5일 동안 대부분의 복합쇼핑몰 정상영업

'불꺼진 백화점' 대신 복합몰 찾은 사람들…몰캉스족 유통업계 소비 트렌드

롯데월드몰 73만3000여명 방문·스타필드 5개점 130만명 찾아 북새통

유발법 개정안 올해 통과 가능성 높아 업계 긴장…매출·고용 직격탄

소비자들 "복합몰까지 주말에 문닫으면 갈 곳 없어" 하소연…정부, 큰 그림 봐야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월드 아쿠리아리움 입구. 설 연휴를 맞아 쇼핑과 식사, 볼거리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월드 아쿠리아리움 입구. 설 연휴를 맞아 쇼핑과 식사, 볼거리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설 연휴 쇼핑몰 정상영업 합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앞에는 정상영업을 알리는 푯말이 큼지막하게 세워져있었다. 지하1층에 있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은 막바지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표소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요우커)부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신난 표정의 어린이들까지 발 디딜틈이 없었다. 인파를 뚫고 겨우 아쿠아리움에 입장했지만 유모차 부대 때문에 앞으로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인근 푸드코트와 카페들은 이미 만석. 20여분 넘게 대기해도 빈 자리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아이 둘과 함께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몰을 방문한 박진선(36) 씨는 "근처 사시는 부모님께는 연휴 첫날 인사를 드렸고 남은 연휴기간에는 도심 이곳저곳을 방문하며 쉬고 있다"면서 "연휴에 문을 닫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영업을 해 밥도 먹고 쇼핑도 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5일간 이어진 설 연휴 기간동안 롯데몰,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들은 대규모 인파로 북적였다. 연휴 당일을 중심으로 2~3일씩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을 줄인 백화점 및 일부 대형마트들과 달리 복합몰들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이어갔다. 복합몰에서 쇼핑과 여가생활을 즐기는 '몰링족'이 연휴기간 중요한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가들은 이들을 겨냥한 다채로운 설 이벤트들을 준비해 집객과 소비를 유도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유발법) 개정안이 연내 통과가 유력시되면서 주말 쉴 곳을 찾는 소비자들은 갈 곳을 잃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2월 2일~6일까지 설 연휴기간동안 '정상영업'을 알리는 롯데월드몰의 안내판

2월 2일~6일까지 설 연휴기간동안 '정상영업'을 알리는 롯데월드몰의 안내판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2월2~6일) 기간동안 롯데월드몰의 총 방문객수는 73만3000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61만7000여명)보다 18% 늘어난 숫자다. 같은기간 신세계 스타필드의 경우 하남, 고양, 코엑스, 스타필드시티 위례 등 5개 전점을 다녀간 사람들은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타필드 하남이 일평균 9만명, 고양은 일평균 8만명이 찾았다. 롯데아울렛의 경우 프리미엄아울렛을 포함해 지난해 설 연휴 대비 10.4% 더 많은 고객이 올해 설 연휴에 방문했고 매출은 8.4% 늘어났다.

5일 오후 롯데몰 김포공항점 지하1층 키즈카페 앞. 설 당일 대부분의 백화점이 휴점한 가운데 이날 문을 연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발디딜틈 없이 복잡했다.

5일 오후 롯데몰 김포공항점 지하1층 키즈카페 앞. 설 당일 대부분의 백화점이 휴점한 가운데 이날 문을 연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발디딜틈 없이 복잡했다.



이같은 수치는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설 당일인 5일 찾은 롯데몰 김포공항점 역시 인파에 쓸려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했다. 쇼핑몰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키즈카페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추운날씨와 미세먼지를 피해 아이들 손을 잡고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모들이 대다수였다. 쉴새 없이 사람을 실어나르는 엘리베이터도 연신 만원을 이뤘다. 반면 몰과 통로를 사이에 두고 연결된 롯데백화점은 '오늘은 휴점일 입니다'라는 사인과 함께 불어 꺼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롯데몰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연휴기간 고향에 가지 않는 설캉스족에서부터 고향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쇼핑몰을 찾는 이른바 D턴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몰을 찾았다"면서 "롯데몰 김포공항점의 경우 평소 주말대비 평균 방문객 수가 약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5일 롯데백화점 김포점의 '휴점일'임을 알리는 사인. 뒤로는 불꺼진 백화점 쇼윈도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5일 롯데백화점 김포점의 '휴점일'임을 알리는 사인. 뒤로는 불꺼진 백화점 쇼윈도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연휴와 주말을 중심으로 복합쇼핑몰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정작 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처럼 월 2회 의무휴업을 실시하자는 내용의 유발법 개정안이 올해에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안은 복합쇼핑몰에 대해 월 2회 의무휴업 규제 이외에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금지, 출점규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유발법 개정안을 '10대 우선 입법과제'로 선정하고 연내 통과를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소비심리 악화로 의무휴업을 둘러싼 여론이 나빠진데다 여야가 다른 현안들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법안 통과는 해를 넘기게 됐다. 법안에 대한 논의가 미뤄지면서 유통 기업들은 시간을 벌었다며 안도하면서도 통과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안이 담고 있는 규제가 집객과 매출에 직격탄을 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상공인과의 상생 강화 및 자영업자 보호 등이 현 정부의 기조와 맞물려 있는데다 노동자들의 '쉴 권리 보장' 요구와 함께 법안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대형마트의 휴무가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 활성화화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 여기에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역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실제로 복합쇼핑몰은 관리는 대기업이 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비율이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롯데월드몰, 스타필드 하남점, 현대백화점 판교몰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의무휴업이 확대될 경우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5.1% 줄고 고용역시 4.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정책을 수립할때 소비자의 후생이라는 관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유통산업발전법은 소비자의 선택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형몰이 들어오면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주변상인들은 어려워질 수 있지만 미국의 월마트 사례처럼 집객효과에 따라 주변에 새로 생기는 소상공인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유통 업체가 창출하는 고용과 주변상권, 입점업체, 소비자 후생 등 다양한 가치를 놓고 큰 그림을 봐야하는데 정부가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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