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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합격해서 갈게요"…학원에서 떡국 먹는 재수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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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합격 발표도 안끝났는데 '재수반'은 이미 입시모드

연휴 전날에도 입시설명회는 '만석' … '명절특강'도 인기


"내년엔 합격해서 갈게요"…학원에서 떡국 먹는 재수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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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자녀를 둔 이모(48·서울 삼성동) 씨는 사실상 명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입시학원에서 열린 재수생반 설명회에 참석했다. 여느 때 같으면 명절 귀성 준비로 분주할 때지만 올해는 포기했다. 김씨는 "고3 올라가던 작년에도 아이는 학원에 보내놓고 시댁에 내려가 음식을 했는데, 목표로 한 대학에 불합격하고 나니 마음이 심란해 친척들 얼굴 보기도 괴롭다"며 "다행히 속을 헤아려주는 동서들이 있어 이번 설엔 차례만 잠깐 다녀오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가 참석한 '2020 재수설명회'에는 사전예약 좌석 160여개가 모두 만석이었다.

# 황모(19·경기도 분당) 군은 다음주 '재수종합반' 개강을 앞두고 설 연휴엔 대치동 학원가에서 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명절과 상관 없이 3일부터 5일까지, 단 사흘간 진행되는 단기특강이다. 할머니는 '설이 뭔 대수냐, 그저 잘 먹고 다니라'며 오히려 용돈까지 보내 주셨다. 황군은 "작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영역을 망쳤다"며 "하향 안전지원한 대학 한 곳은 추가합격할 것 같지만 (만족스럽지 않아)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주요 대학들의 정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가 명절 연휴 전후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미 재수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다시 본격적인 입시 레이스에 들어섰다. 지난해 역대급 '불수능'의 여파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들이 일찌감치 재수를 선택하면서 정시 발표 이전에 시작한 '재수선행반'이나 '기숙형 학원'엔 예년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는 게 학원가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로 고3 수험생 수가 지난해보다 6만명 가량 줄어드는 반면, 서울 지역 일부 대학들은 정시모집 인원을 늘리기로 해 재수생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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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간혹 2월 말에도 추가합격 통보를 받고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대개는 늦어도 2월 중순부터 재수반 수업을 시작한다"며 "학교생활기록부나 내신 관리가 잘 돼 있지 않은 학생들은 어차피 수능(정시)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서울·연·고대나 의·치·수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겐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합격 문이 좁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재수생 뿐 아니라 이제 고3이 되는 수험생들도 명절 연휴를 집에서 보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 등이 설 당일에도 문을 열고 심지어 24시간 운영하는가 하면, 일부 학원에선 각 과목별 특강 수업이 이어진다.


송파구의 한 보습학원 장모 상담실장은 "상당 수 학부모들이 명절 기차표 예매보다도 연휴에 어느 강사가 어떤 수업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챙기고 특강을 개설해 달라 요구한다"며 "이번처럼 5일간의 연휴가 주어질 경우 탐구과목 하나 정도는 충분히 총정리할 시간이 된다"고 귀띔했다.


대형 학원의 경우 연휴 동안 집에 있기 곤란한 학생들이 평소와 똑같이 긴장된 분위기에서 자습할 수 있도록 아예 강의실을 개방하기도 한다.


목동의 J재수학원 김모 실장은 "수업은 없지만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연휴 내내 등·하원을 체크하고 인근 식당이 문을 닫는 설 당일에는 학원에서 직접 떡국을 끓여 점심도 준다"며 "재원생 3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학원에 나와 공부를 하다 보니 직원들도 매일 5~6명이 출근해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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