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극찬 했는데…폭스콘, 美위스콘신 제조공장 설립 계획 재검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기업 폭스콘이 미국 위스콘신주에 짓기로 한 대규모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제조공장 설립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공장 설립 계획에 영향을 미치면서 계획을 완전히 폐기하진 않되 제조보다는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춰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의 루이스 우 특별보좌관은 이날 위스콘신주 남동부 라신카운티 마운트플레전트에 총 18만㎡ 규모로 짓기로 한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 캠퍼스'에 대한 투자를 다시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공장에서 LC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인지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특별보좌관은 "세계 경제 상황과 미·중간 무역긴장을 감안할 때 우리는 직원들과 고객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기존 계획을 항상 변화 없이 유지해 나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계획을 폐기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위스콘신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해 공장 설립 무산 가능성은 일축했다.

폭스콘은 2017년 7월 위스콘신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 지난해 6월 착공했다. 폭스콘은 공장 설립에 100억 달러(약11조1850억원)를 투입, 1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폭스콘은 이 공장에서 LCD 디스플레이를 제조할 경우 미국 내 임금이 높아 세계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평가해 공장 설립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폭스콘은 제조보다는 연구와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춰 '테크놀로지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 특별보좌관이 위스콘신에서의 폭스콘 일자리는 연구, 개발, 디자인 관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의 위스콘신 제조공장 설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대표적인 사안이다. 폭스콘 공장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늘리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공장 유치 당시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이뤄지지 못했을 일"이라며 셀프 칭찬을 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6월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현장에서 '첫 삽'을 뜨고 폭스콘이 만드는 고해상도 TV 모니터 성능과 조립과정 시연 과정 등을 지켜봤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의 조립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아마존 등 미국 내 여러 IT업체에 완제품, 반제품,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