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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진전에 한미 방위비 협상 현안 부각

최종수정 2019.01.22 11:08 기사입력 2019.01.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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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 외무, 국회서 "한미 이견 크다" 협조 요청
한미 외교장관 통화 조속 타결 공감했지만 상호 양보 쉽지 않아
홍영표 "국민 납득할 수준 증액해야"
美서는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카드 우려 확대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의 방위비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의 방위비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한미 간 방위비 협상의 막힌 '혈'이 뚫리려는 걸까.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ㆍ미 고위급 회담이 끝나자마자 한미 방위비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갈 조짐이 보이고 있다.

21일 한미 외교부 장관이 통화하며 방위비 협상의 조속한 타결에 뜻을 모은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를 찾아 양국 간 이견 차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회의 협조를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말 방위비 협상 타결이 무산되며 한 달 가까이 중단돼온 방위비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하면서 방위비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 협상의 와중에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방위비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한미 간에 형성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교부는 한미 두 장관이 통화에서 동맹으로서의 상호 존중 및 이해의 정신하에 상호 수용 가능한 합리적 타결안에 조속히 합의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미 양측은 지난해 10차례의 회의를 했지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로 한미 간 체결된 방위비분담금협정(SMA)도 효력이 끝난 상황이다. 미국은 협상 미타결 시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군무원들의 오는 4월15일 이후 무급 휴직을 예고해놓고 있다.

실무 협상에서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혀졌지만 최종적으로 백악관의 의지가 완강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악관이 개입된 만큼 실무 협상보다는 장관급 혹은 정상급 간의 결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SMA 관련 비공개 간담회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아주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간담회 참석자에 따르면 미국은 현행(전년도 기준 9600여억원)의 1.5배를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1조원 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우리가 부담할 수 있고 합리적이며 국회와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안이 타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요구 조건을 낮출지는 불투명하다.

강 장관이 국회를 찾아 방위비 문제를 설명한 것은 국회 비준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도 지난해 9월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SMA의 신속한 비준을 부탁한 바 있다.

강석호 외통위원장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높은 요구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 관련 실무진 협상에서 벽에 부딪히는 상황"이라며 "국회가 정부 측에 (방위비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모양새를 취해주는 것이 국회의 도리가 아니냐 해서 정부 측의 요청으로 간담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야 외통위원들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도 발표한 만큼 정부도 미국과의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요구를 무작정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분담금은 국민의 소중한 세금인 만큼 어느 경우에도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입장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협상 태도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북한과 비핵화 담판을 협상하며 한국을 상대로 한 방위비 협상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트럼프 정부의 방위비 정책 오판이 북한과의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한반도에서 두 가지 도전을 하고 있다며 비핵화 협상과 방위비 협상을 비교했다. WP는 북한과의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에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결정적인 카드가 될 수도 있는 주한미군 문제를 어이없이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견해를 소개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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