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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싸게 못 팝니다"…임대료·인건비·원재료 '3중고'에 사라지는 저가 브랜드

최종수정 2019.01.22 10:15 기사입력 2019.01.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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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리 6천원대 가마치통닭…가맹점별 자체 가격 인상
더벤티 이어 우주라이크 커피도 지난 1일부터 가격 인상
두끼·국대떡볶이 들썩…임대료·인건비·원재료 상승 원인
"이제 싸게 못 팝니다"…임대료·인건비·원재료 '3중고'에 사라지는 저가 브랜드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이른바 착한 브랜드들이 브랜드 정체성 훼손을 무릅쓰고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착한 가격' 콘셉트에 맞춰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지만, 임대료·인건비·원재료 상승 '3중고' 부담으로 결국 조정에 나섰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높은 외식 메뉴가 점차 사라지면서 지갑이 얇은 서만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닭 한마리에 평균 6000원대, 두마리에 1만1000원대의 착한 가격과 맛으로 창업 성공신화를 연 치킨 브랜드 가마치통닭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으로 가격을 올리는 가맹점이 등장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의 한 매장은 오는 25일부터 포장 한마리 가격을 6000원에서 6500원으로 500원 인상한다. 두마리 가격은 1만2000원. 매장 관계자는 "개업 이래 한마리 가격을 6000원으로 유지해왔지만, 가마치통닭마저 가격을 올리게 됐다"면서 "여러가지 여건상 인상하게 된 점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부산지역에서 140여개 가맹점을 오픈한 가마치통닭은 지난해 11월 서울과 수도권 등에 진출해 최근 200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했다.
지난해 대표 저가 치킨 브랜드로 꼽히는 호식이두마리치킨, 부어치킨, 치킨마루도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들어 가맹점별로 가격을 인상하는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 싸게 못 팝니다"…임대료·인건비·원재료 '3중고'에 사라지는 저가 브랜드


저가 커피도 들석이고 있다. 대용량과 합리적인 가격 콘셉트의 커피 프랜차이즈 우주라이크 커피가 지난 1일부로 음료 19개 품목과 디저트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우주라이크 커피는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가맹점주들과 함께 노력했지만 인건비, 원재료, 임차료 등의 지속적인 상승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더치커피와 카푸치노, 카페라떼가 3200원에서 3500원으로 9.4%, 더치라떼와 카페모카가 3800원에서 4000원으로 5.3% 올랐다. 우주라이크 커피에서 2000원짜리 메뉴는 아메리카노 2500원짜리와 아이스티 2500원짜리 2개에 불과하다.

같은날 대용량과 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더벤티도 46개의 음료 중 8개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더벤티에서 판매하는 2000원 초반대 메뉴는 모두 사라졌다. 가격 인상 품목은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라떼류다. 카페라떼와 바닐라라떼가 2000원, 2500원에서 2500원, 2800원으로 각각 25%, 12% 올랐다. 해즐넛라떼 역시 2500원에서 2800원으로 12% 조정됐다.

더벤티 관계자는 "좋은 음료를 합리적인 가격과 양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했지만 지속적인 임대료 인상과 인건비의 상승,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불가피하게 8개 품목의 판매 가격만 인상하게 돼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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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브랜드 가격 조정에는 착한 커피의 대명사 이디야커피의 가격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면서 가격 인상을 망설였던 브랜드 전반에 영향을 끼쳐 가격 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게 업계 견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총 70개 음료메뉴 중 14개 품목의 판매가를 평균 10%올렸다. 커피 가격 인상은 2014년 10월 이후 4년 1개월 만이다. 아메리카노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14.3%,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3200원에서 3700원으로 15.6% 올랐다. 이디야에서도 이제 2000원짜리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최근 매장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들로 인해 생계형 가맹점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며 "전국 2500여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청이 지속돼 불가피하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식 등의 저가 박리다매형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 들었다. 성동구의 한 국대떡볶이 매장은 최근 가격을 인상했다. 매장 관계자는 "창업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떡볶이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소폭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가성비 떡볶이로 사랑을 받았던 두끼도 지난 1일자로 가격을 인상했다. 뷔페(무한리필) 콘셉트인 두끼는 "고객의 편의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원재료의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반(성인 기준) 1인당 가격은 7900원에서 8900원으로 12.7% 올랐고, 학생은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4.5% 인상됐다. 소인(7세 미만)의 경우 3900원에서 4900원으로 25.6% 높게 책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뿐만이 아니라 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점차 저가 콘셉트의 브랜드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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